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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모녀 사이라도 명의 도용은 범죄"…'엄카' 몰래 발급해 2억 쓴 20대 징역형

입력 2025-07-29 18:01   수정 2025-07-30 01:10

가상자산 투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어머니 명의로 대출을 받고 신용카드를 무단 발급해 약 2억원을 사용한 2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모녀 관계라도 동의 없이 명의를 사용하고 금전을 유용한 행위는 명백한 범죄인 만큼 중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성은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13단독 판사는 지난 11일 사기, 사전자기록등위작 및 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6)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김 판사는 “어머니와 전 남자친구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금융회사 피해도 대부분 변제됐지만 반복적으로 명의를 도용하고 전자기록을 위조해 금전을 유용한 점에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사건을 기소한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어머니 명의로 약 2억원을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2월 어머니 신분증과 휴대폰을 무단으로 사용해 A은행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을 받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이어 복수의 카드사 앱에 접속해 어머니 명의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인증 절차를 위조하거나 전자기록을 변조했고 이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6700만원 상당의 고가 의류, 전자기기, 명품 가방 등을 결제했다.

또 카드 현금서비스 기능을 이용해 수백만원씩 반복적으로 인출한 뒤 투자 손실로 생긴 채무를 갚거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접근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봤다” 등의 거짓말로 3050만원을 받아낸 사실도 확인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융통했고 수익이 나면 곧바로 갚을 의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 남자친구에게서 받은 3050만원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호의였으며 사기의 의도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김 판사는 “가족이나 남자친구 등 지인 간 신뢰를 악용한 만큼 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할 수 있다”며 김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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