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외환 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정여진 기재부 외화자금과장 등이 통상협상단에 합류하기 위해 30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미국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 감축을 위해 무역 상대국의 관세를 올리는 동시에 달러 가치 절하를 유도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 달러 대비 자국 통화가치를 높이라고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최근 진행한 한·미 환율 협상에서도 한국 측에 원화 절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4일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은 2023년 11월 관찰대상국에서 빠진 뒤 작년 11월 다시 리스트에 포함됐고, 이번에 재지정됐다. 환율보고서를 통해 해외 투자를 위한 국민연금의 달러 매입 전략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신호도 보냈다.
시장 참여자들도 원화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됐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원화 약세의 주요 요인이어서 미국 측에 제시할 마땅한 원화 절상 방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원·달러 환율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한 분기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분기별 시장안정조치(외환 거래액) 내역을 월별 공개로 변경하는 방안 등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관세 협상에 대한 불안감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9원 오른 1391원으로 집계됐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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