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향후 몇 년간은 미국 투자 비중을 지금처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AB자산운용 하반기 글로벌 주식·채권시장 간담회에서 이재욱 주식 선임포트폴리오매니저는 하반기에도 미국 주식이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큰 시기일수록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주가를 좌우하는데, 미국 기업들이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매니저는 “미국이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하는 한 유럽 신흥국 등에 비해 거시경제의 영향에서 자유롭다”며 “미국 주식은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세 등 변동성 우려에도 미국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올해 9%, 내년엔 13.9% 각각 증가할 것”이라며 “유럽, 일본보다 높은 수치”라고 했다.
상반기 미국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겪은 것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도 매년 10% 넘는 조정을 보였으나 매번 극복했다”며 “단기 조정을 겪었다고 바로 비중을 줄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매그니피센트7’(M7) 등 소수 기술주 집중 현상은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봤다. 이 매니저는 “기술적 혁신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가치주와 성장주 전략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며 “여러 업종에 걸쳐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 투자와 관련해서는 중·단기채가 적합하다는 게 AB운용의 시각이다. 유재흥 채권 선임포트폴리오매니저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시 금리를 낮추면 단기채 금리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며 “다만 초장기채의 경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고민이 동시에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장단기 금리차 기울기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투자등급 채권 중 등급이 가장 낮은 ‘BBB’급 투자도 추천했다.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BB’ 채권과 금리차가 거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할 땐 ‘CCC’보다 ‘BB’나 ‘B’급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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