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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배 중인 딸 '美회계사'라 속여 수억대 사기친 엄마…결국 징역형

입력 2025-08-01 09:07   수정 2025-08-01 09:08

사기죄로 수배 중인 딸이 미국에서 회계사로 일한다며 지인들을 속이고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달 16일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9회에 걸쳐 총 3명의 지인에게 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인들에게 "딸이 미국에서 회계사로 일하는데, 고가의 가상화폐가 현지 법원에 묶여있다"고 주장하며 돈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딸인 B씨와 '가상화폐 관련 업체에 의뢰해 USB 지갑의 잠금을 풀어주겠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그 내역을 캡처해 지인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A씨는 B씨가 미국에서 에어비앤비로 사용할 주택을 신축하고 있다며 공사비를 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B씨는 미국 회계사가 아닐 뿐더러 2021년 2월께 미국으로 도피한 뒤 사기죄 등 다수의 형사 사건으로 지명 수배 중인 상태였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딸을 믿었을 뿐 속이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B씨의 모친으로서, 딸의 재력에 대해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며 "지명 수배중인 자식의 말만 믿고 자식을 앞세워 여러 사람으로부터 거액을 빌린 것은 매우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행 수법과 피해액 규모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여러 번 처벌 받은 전력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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