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라인 레빗 미 백악관 대변인은 3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국은 자동차, 쌀 같은 미국 상품에 대한 역사적인 시장 접근성을 (미국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전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쌀 시장 추가 개방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 하루 만에 백악관 대변인이 다른 말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쌀과 소고기 추가 개방은 없다”며 “(미국의) 정치적 수사라고 판단한다”고 재차 확인했다.
레빗 대변인은 한·미 투자 펀드 수익을 놓고서도 “90%는 미국 정부에 귀속돼 국가 부채 상환과 대통령이 선택한 기타 사안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서도 미국 측이 원하는 그림을 언급한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김 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재투자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억달러 대미 투자 펀드의 용처를 두고서도 양국 간 해석 차가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타결 직후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펀드”라고 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반도체, 원자력, 2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협상 결과를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서로 간에 유연하게 허용하는 게 앞으로 남아 있는 후속 협상에서 ‘랜딩 존’(협상이 성사될 수 있는 현실적 범위)을 넓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후속 협상에서 미국 측이 더욱 구체적인 양보를 재차 압박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2주 뒤 예정된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청구서’를 내밀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리안/하지은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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