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은 돈이 되진 않습니다. 지금처럼 꽉 찬 독(선박 건조장·dock)을 비워 MRO 사업을 수주하는 건 대형 조선사에는 막대한 손해죠.”
국내 대형 조선사의 한 임원은 1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이같이 평가했다. 대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신규 선박 건조를 포기하고 대당 수십억~수백억원인 군수지원함 MRO를 위해 제한된 독을 내주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MRO나 군함 신조, 블록 제작 등을 전문으로 하는 중형 조선소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업계 관계자는 “미 해군 군수지원함 MRO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라며 “일감만 일정하게 있으면 이 사업에 뛰어들 조선사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 국내 조선사들이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위해 특화 조선소를 설립하려는 이유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마스가 프로젝트 지원법’(한·미 간 조선산업의 협력 증진 및 지원에 관한 법)에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방위산업특화단지 지정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조선업계에선 중형 조선사를 정부가 인수해 해군 전용 조선소로 만들 가능성도 눈여겨보고 있다. 재원으로 마스가 프로젝트에 따라 조성할 조선 협력 전용 펀드가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구역은 미국이 원하는 보안 수준을 맞춘 방위산업 특화 단지로 지정하면 된다. 이 조선소를 미국 측에 무상으로 빌려주거나 기반시설 등의 설치 비용을 한국 측이 부담할 수도 있다. 평택주한미군기지처럼 미국에 운영 전권을 주고 한국은 인력과 기술만 지원하며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미국이 운영권을 요구하지 않으면 특화 조선소 지분을 한국 조선사가 갖고 운영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 의원은 “특정 조선사 등을 전제로 한 법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마스가 프로젝트 지원법엔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담겼다. 정부는 구체적 협상을 위해 공공기관, 조선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한·미 조선동맹 강화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조선산업 협력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시행하는 내용도 법안에 포함됐다.
이 의원은 “한국과 미국이 조선업 협력에 관한 구체적 협정이나 협상을 해야 한다”며 “우리도 미국에 한국 조선사의 군함 수주 등 기회 확대와 규제 완화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시욱/김우섭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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