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중·단거리 미사일) 무기 배치 유예를 유지할 조건이 없어졌기 때문에 러시아 연방은 더 이상 자체 유예 조치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또 미국이 INF로 제한된 지상 발사 미사일을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배치하고 있다며 러시아도 위협에 대응하고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상응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NF는 1987년 옛 소련과 미국이 체결한 조약이다. 사거리 500∼1000㎞인 단거리, 1000∼5500㎞인 중거리 지상 발사 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때 미국은 러시아가 2017년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미사일 이스칸데르를 실전 배치했다며 INF 파기를 선언하고 이 조약에서 공식 탈퇴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INF 파기 이후 신규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가 대표적이다. 사거리는 500~5500㎞다. 러시아는 지난해 11월 자국 도시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오레시니크를 처음 발사해 실전에 사용했다. 바실리 카신 모스크바 고등경제대 유럽·국제연구소장은 “러시아가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처음 사용하면서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 유예가 사실상 철회됐지만 이번에 완전히 공식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장거리 극초음속 무기(LRHW) ‘다크 이글’을 처음으로 미국 외 지역인 호주에 배치했다. 다크 이글의 사거리는 2800㎞다. 다크 이글의 호주 배치는 중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NF 조약국이 아닌 중국은 수십 년간 단·중거리 미사일 전력을 대규모로 축적해왔다.
중거리 미사일 배치 확대는 전 세계 군사 긴장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거리 미사일은 핵탄두도 실을 수 있다. 핵무기 감축의 마지막 보루였던 미·러 간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마저 2023년 러시아의 참여 중단으로 내년 만료를 앞두고 있다. 러시아 외교 및 군축 전문가인 게르하르트 망고트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 교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와 러시아가 유럽에 INF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것은 군비 경쟁이 임박했다는 신호”라며 “의도하지 않은 핵 확산 가능성도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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