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GM이 7일 북미와 중남미용 신차 5종을 공동 개발하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차 개발의 핵심인 차량 플랫폼을 함께 만드는 식으로 강점은 공유하고, 약점은 보완하기로 한 것이다. 신차 개발비용이 대폭 줄어드는 만큼 미국의 관세폭탄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방어하는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와 GM은 이렇게 개발한 플랫폼을 토대로 각 브랜드의 정체성에 맞게 내외부를 꾸민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활용해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아이오닉 5와 EV6를 제조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두 회사는 이렇게 만든 신차 5종을 2028년부터 연간 80만 대 이상 생산하기로 했다. 다만 두 회사는 각 신차를 어느 공장에서 생산할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GM과의 동맹을 통해 그동안 약점으로 꼽힌 픽업트럭 라인업을 보강할 수 있게 됐다. GM은 올 상반기 판매량이 32.8% 늘며 미국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 두 회사는 ‘지역 맞춤형 신차’를 앞세워 중남미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중남미 신차 판매량은 450만 대로, 한국(163만 대)의 세 배에 이른다.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250만 대)에서 지난해 GM은 3위(12.7%), 현대차는 4위(8.4%)에 올랐다.
두 회사 모두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플랫폼 공동 개발은 서로에 도움이 되는 ‘윈윈 카드’다. 대당 3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개발비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는 데다 신차의 상품성도 개선할 수 있어서다.
두 회사는 북미와 중남미 지역에서 원자재·부품 공동 조달과 물류 협력, 탄소 저감 강판 공동 개발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목표는 공급망 안정화와 생산비 절감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이날 “현대차와 GM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수소차 기술 전반에 걸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며 추가 협력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보형/양길성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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