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에선 미국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시설이 없는 점을 들어 트럼프 정부가 D램, 낸드플래시에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에 대한 고율 관세가 현실화하면 ‘완제품 가격 상승→소비 감소→반도체 수요 둔화’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말 타결된 한·미 상호관세 협상에서 양국이 반도체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합의했기 때문이다. 최혜국 대우는 다른 나라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관세 등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지난달 27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상호관세 협상을 통해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상한선을 15%로 못 박은 만큼 한국 관세율도 최대 15%가 적용될 것이란 얘기다.
한국이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반도체 물량이 많지 않은 만큼 관세 폭탄이 현실화해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7.5% 수준에 그쳤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 물량은 스마트폰, PC, 서버용 교체품이나 납품 전 보내는 견본”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 물량은 중국 및 대만 기업에 수출한 뒤 현지 기업이 패키징해서 미국으로 보내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관세 부담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미국이 반도체 관세 면제의 반대급부로 추가 투자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일반 D램,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생산시설이 없는 걸 꼬투리 잡아 메모리 공장 건설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구체적 내용이 없어 한국 기업이 어떤 수준의 관세율을 적용받을지 예단하기 힘들다”며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함께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김대훈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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