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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결혼 포기했어요"…日에 맞선 보러 가는 남자들

입력 2025-08-08 10:24   수정 2025-08-08 11:31

일본인 여성과의 결혼을 희망하며 일본 현지에서 '맞선'을 보는 한국인 남성들이 급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일본 TBS는 7일(현지시간) "일본인 여성과의 결혼을 희망해 일본에서 혼활(婚活·결혼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 남성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출연한 30대 한국인 남성 하모 씨는 일본인 여성과 맞선을 보기 위해 일본어를 배웠다고 했다. 그는 현지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말차 카페에서 만남을 준비했다. 항공기 연구개발을 하는 회사에 다니는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여성에게 전투기 배지를 선물하며 "이런 걸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 씨가 일본에서 맞선을 보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100만 엔(약 900만 원)을 웃돈다. 여기에는 결혼 상담소 입회비, 일본까지 항공료, 머리 세팅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한국의 결혼 문화에서 남자가 집을 마련하는 게 당연한데 대출 없이 집을 사려면 40세가 되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결혼하기 힘든 이유를 밝혔다. 그는 30대에 결혼해 한국에서 살고 싶었으나 경제적 여건 때문에 어려웠다고 부연했다.

TBS는 "일본인 여성이라면 남성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일본에서 배우자를 찾기로 결심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현지의 결혼상담소 대표는 한국인 남성들에게 받은 8000건의 맞선 신청서를 공개했다. 그는 "한국인 남성들은 (국내에서의) 결혼을 포기했다"며 "일본 여성들은 '함께 노력하자'는 자세가 있다"며 한국인 남성들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한국인 남성과 맞선을 본 여성은 "(한국) 드라마 같은 걸 봐도 스스로 해내거나 하는 완벽한 이미지가 있다"며 한국인 남성에 대해 평가했다.

해당 기사에는 1만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일부 네티즌은 "교제할 때는 공주처럼 대접받지만 결혼 후에는 마치 쇼와 시대(20세기) 시어머니와 며느리 관계처럼 변한다"며 한국 드라마 속 화려한 이미지와 현실의 괴리를 지적했다. 또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친구가 시댁의 '며느리'로만 이용되고 있다", "교제 중에는 상냥했던 남성이 결혼하자마자 집안의 '집주인'이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국에서의 생활과 관련해 "한국인과 결혼해 일본에서 사는 건 괜찮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경우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시댁 문화에 대해 "한국 남성은 아내가 시부모에게 자주 연락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요구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일부는 "현대 일본 여성 역시 경제력이 높은 남성을 선호한다"며 결혼 상대를 선택에 대해서 한국 여성과 일본 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인과의 결혼에 거부감이 적은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사사노 미사에 이바라키대학 강사는 "어릴 때부터 한국 문화나 영화, 콘텐츠를 봐왔기 때문에, 한국 쪽이 더 반짝이고 멋있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남성과 일본인 여성 간 혼인 건수는 1176건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다.

대중에 친숙한 연예인 중에서도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이들이 더러 있다. 배우 심형탁은 2023년 18세 연하의 일본인 히라이 사야와 결혼해 아들을 낳았다. 그룹 신화의 멤버 이민우도 최근 6세 딸을 둔 일본인 싱글맘과 결혼 소식을 전하며 2세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 등을 보며 성장한 세대는 자녀나 손자가 한국인과 결혼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결혼 전부터 한국 문화를 충분히 알고 있는 일본 여성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오이카와 히로에 홍익대 교수는 "혼인을 계기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여성의 30∼40%는 한국에 대한 동경과 삶의 보람을 이유로 꼽는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2019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일었을 당시 일본인 여성의 95%가 불안감을 느꼈다"며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여성들은 한일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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