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사실혼 관계를 숨긴 채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 거주했던 다른 여성과 교제하다가 결별 통보를 받자, 피해자 모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박학선(66)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3일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박 씨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가 있었음에도 60대 여성 A씨와 교제하며 혼인신고를 시도했다. 그러나 A씨 가족들이 교제를 반대하고, A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격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월, 박 씨는 A씨의 딸 B씨로부터 직접 교제 반대 의사를 확인하겠다며 두 사람의 사무실을 찾아가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고, 이어 도망치던 A씨까지 추격해 살해했다.
박 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미리 계획한 건 아니었다”며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피고인은 과거부터 ‘B씨와 그 주변인을 죽여버리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고,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고, 현관문 고정장치를 미리 해제했다”며 “사무실에 들어간 직후에는 사전에 피해자들을 살해할 것을 마음먹지 않았다면 불가능할 정도로 신속하게 살인 범행의 실행에 착수하는 등 이런 경위에 비추어 A씨는 사전에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상태로 판단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범행 동기에 비난 가능성이 크고, 사전에 피해자들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상태에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한 점, 피해자들의 유족들이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원심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피고인이 상고 이유로 주장하는 정상 관계 등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1심 판결의 양형을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박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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