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1일 11:2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 명함 앱 리멤버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EQT 품에 안기면서 코스닥 상장사 사람인이 이번 인수합병(M&A)의 숨은 승자로 떠올랐다. 사람인은 아크앤파트너스가 조성한 펀드의 최대 출자자이자 리멤버 지분을 별도로 보유하고 있어서다.
투자자 외면할때, 구원투수로 나선 2위 기업 사람인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EQT는 아크앤파트너스 지분 외에도 라인플러스, 사람인 지분까지 함께 인수할 예정이다. 리멤버 매각 소식에 사람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오전 11시20분 현재 5% 이상 오르는 1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사람인은 리멤버 엑시트에 성공할 경우 상당한 차익을 거두게 된다. 아크앤파트너스가 리멤버를 인수한 2021년 사람인은 아크가 조성한 펀드에 300억원을 출자했다. 여기에 500억원을 투자해 리멤버 지분 21%를 확보했다. 이번 딜에서 리멤버 매각가는 기업가치 100% 기준 5000억원대 중반이다. 2021년 리멤버가 아크앤파트너스, 라인플러스 등으로부터 시리즈 D 투자유치를 받았을 때 기업가치는 2000억원 중반대였다. 4년 만에 기업가치는 두 배 가량 올랐다.
2021년 리멤버는 PEF가 인수하기엔 아쉬운 매물이었다.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인의 경쟁사 잡코리아를 보유한 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도 과거 리멤버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어피니티는 2021년 두 회사에 대한 투자를 모두 검토했지만 수익이 명확한 잡코리아에 집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잡코리아는 매출 기준 국내 HR 시장 1위 업체다.
대형 PEF들이 발길을 돌리자, 기회는 신생 PEF 운용사였던 아크앤파트너스에게 돌아갔다. 아크앤파트너스는 VIG파트너스 출신 김성민·안성욱 공동 대표가 설립한 운용사다. 당시 설립 1년 차였던 아크는 투자 성과가 없어 프로젝트펀드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딜이 무산될 위기에 HR 기업 2위였던 사람인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사람인이 최대 출자자로 나서자 다른 기관 투자자들도 합류, 펀드 조성이 마무리됐다. 사람인은 향후 채용시장이 경력직 중심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리멤버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투자를 결정했다,
한국의 링크드인 노리는 EQT
아크앤파트너스는 리멤버를 인수한 이후 볼트온 M&A를 단행해 규모를 키웠다. 규모가 확대되고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서 엑시트의 적기라고 판단해 매각에 속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크는 리멤버를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려놓을 다음 타자를 찾았고 HR 기업 투자 기록이 많은 EQT를 적임자로 판단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EQT는 영국의 비머리, 일본의 HR브레인, 미국의 핸드쉐이크 등 전세계 HR 기업에 투자를 단행해왔다. EQT가 리멤버에 주목한 배경에는 한국 HR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있다. 현재 한국 HR기업 시장은 무주공산에 가깝다. 상장 기업은 사람인HR과 원티드랩 등 손에 꼽힌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리쿠르트홀딩스, 퍼솔 홀딩스, 파소나 그룹, 엔 재팬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HR 대기업이 상당하다. 일본 최대 HR 테크 기업인 리쿠르트홀딩스는 인디드·글래스도어 등 글로벌 채용 플랫폼을 운영하며 시가총액이 120조원에 달한다. 사람인HR의 시총이 1672억원에 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EQT는 리멤버를 ‘한국판 링크드인’으로 키워 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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