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7000원대로 올라선 ‘계란 한 판’ 가격이 좀체 잡히지 않고 있다. 농가가 계란을 납품할 때 기준으로 삼는 고시가격이 인상된데다, 폭염을 버티지 못하고 양계장에서 폐사하는 닭이 늘어서다. 휴가철 소비가 늘어나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계란(특란 30구) 소비자가격(전국 평균)은 기준 7041원으로, 작년(6713원)보다 4.9% 올랐다. 평년(6438원)과 비교하면 9.4% 높은 수준이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7693원)과 인천(7617원), 경기(7427원) 등 수도권 중심으로 가격이 더 높아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더 높다는 분석이다.
계란 한 판 가격은 지난 5월 7026원을 기록하면서 2021년 이후 처음 7000원대를 넘어섰다. 당분간 계란 소매가는 낮아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산지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어서다. 지난달 특란 30구 기준 산지 가격은 5822원으로, 전년 동월(4876원) 대비 19.4% 뛰었다.
물가 당국은 대한 산란계협회가 고시가격을 인상한 것이 계란 가격을 끌어올린다고 보고 있다. 산란계 사육 농가 중엔 유통 상인과 납품 가격을 협상할 때 산란계협회가 고시하는 산지 가격을 가이드라인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산란계협회는 계란 산지 가격을 지난 3월에 특란 한 구당 180원으로, 기존(146원)보다 36원 인상했다. 5월엔 190원으로 10원 더 높였다.
실제 산란계협회가 고시 가격을 인상하면서 계란 산지 가격도 뛰기 시작했다. 특란 30구 기준 산지 가격은 지난 4월 5314원으로 전년 동월(4818원)을 넘어선 이후 매달 작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폭염으로 가금류 폐사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폐사한 가금류는 141만4618마리로, 전년 동기(71만4621마리)보다 두배 가까이 많다. 닭은 체온 조절 기능이 없기 때문에 더위에 취약한데다, 폐쇄된 공간에서 닭을 밀집해 키우는 국내 양계장 특성상 열이 잘 배출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11일 닭(육계) 가격은 ㎏당 6203원으로, 전년(6104원)과 평년(5809원)보다 높다.
닭·계란 이외에도 축산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오름세다. 소고기는 안심의 경우 100g당 1만4355원으로, 작년(1만3547원)보다 6% 올랐다. 등심 부위는 100g당 1만1266원으로, 작년(9423원)보다는 19.6% 상승해 평년(1만1781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사육두수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더해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당분간 소고기 가격은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돼지고기(삼겹살)는 100g당 2783원으로, 1년 전(2558원)보다 8.8% 올랐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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