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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역할 변경·국방비 증액…한미, 안보 현안 핵심의제로

입력 2025-08-12 17:35   수정 2025-08-13 06:46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처음 대면한다.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주한 미군 감축과 국방예산 증액 등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민감한 현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정식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인 관세협상도 세부 사항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이 대통령 취임 82일 만에 이뤄지는 ‘상견례’ 성격의 한·미 정상회담이지만 안보 분야에서 적잖은 청구서가 날아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비 증액 등 안보 현안 의제될 듯
이 대통령의 2박3일 일정 방미는 공식 실무 방문 형태로 이뤄진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상호 관심 의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심도 있는 협의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방문”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 이어 업무 오찬 회동을 한다. 한·미 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는 구체적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강 대변인은 “여러 협의가 있을 텐데, 정상회담 결과 발표가 있을지는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안보 현안이 핵심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미 양국은 1953년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을 근간으로 70년 넘게 혈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기조하에 주한 미군의 역할도 북한 군사 도발 억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 주한미군 역할 변경과 한국의 대(對)중국 견제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한·미 동맹 현대화’다.

관세협상을 일단락 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에게 이 같은 사안에 대해 직접적인 요구 사항을 내놓을 수 있다. 앞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주한 미군은 변화가 필요하고 그 변화는 숫자가 아니라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며 주한 미군 감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특히 “한·미 동맹 어떤 문서에도 ‘적’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북한이 아닌 중국 견제가 주한 미군의 새로운 역할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암시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협상 때 한국의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3%에서 3.8%로 늘리라고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한국의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재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동맹과 관련한 문제를 조용히라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대통령에게 방위비 분담금 지출을 늘리라는 압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조선·반도체·배터리 협력도 논의
지난달 31일 타결된 관세협상 후속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펀드의 구조와 운용 방식, 수익 배분 등 세부 사항에 합의해야 한다. 쌀 소고기 등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놓고 협상 타결 이후 양국 간 인식 차가 노출되고 있어 이 부분이 어떻게 정리될지도 관심사다. 이들 사안은 관세협상 타결 당시 우리 협상단에 비망록 형태로 기록돼 있을 뿐 명시적인 합의서가 작성되진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돌발 의제가 나올 수 있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관세협상 타결에 결정적 기여를 한 조선업 협력이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태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쇠퇴한 자국 조선업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반도체, 배터리 등 양국 간 첨단산업 분야 협력 방안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중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협상 타결 때 “한국이 거액의 투자도 약속했다”며 “이 대통령이 백악관 양자 회담 때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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