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음악으로 정상에 올랐다. 수록곡 ‘골든’이 음반업계에서 세계 최고 권위 차트로 꼽히는 ‘빌보드 핫100’에 진입한 지 6주 만에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음원 차트 업체 빌보드는 11일(현지시간) 차트 예고 기사에서 “골든이 전주 대비 한 단계 순위를 올려 차트 정상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핫100은 미국 내 음원 스트리밍·다운로드 횟수뿐 아니라 라디오 방송 횟수도 반영해 미국의 음악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골든은 지난 6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수록곡이다. 가상의 3인조 여성 그룹인 헌트릭스가 불렀다.골든은 핫100 진입 후 시간이 지날수록 순위가 올랐다. 6월 20~26일 기준 차트에 81위로 처음 진입한 뒤 23위, 6위, 4위, 2위로 주마다 순위를 끌어올렸다. 1위를 기록한 이달 1~7일 주간에도 주요 흥행 지표가 모두 뛰었다. 미국 내 스트리밍 횟수는 3170만 회로 전주 대비 9% 늘었다. 같은 기간 라디오 방송 청취자 노출 횟수(840만 회)는 71%, 판매량은 35% 증가했다. 다음주엔 이렇다 할 거물급 아티스트의 데뷔 일정이 없어 음원업계에선 2주 연속 1위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골든의 1위 등극은 새 역사도 썼다. 3명 이상으로 구성된 여성 그룹이 핫100 정상에 오른 건 2001년 8월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곡 ‘부틸리셔스’ 이후 24년 만이다. 가상 캐릭터의 1위 등극은 3년 만이다. 2022년 2~3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엔칸토’의 수록곡 ‘위 돈 토크 어바웃 브루노’가 5주간 1위를 지킨 뒤 처음이다. K팝에선 역대 아홉 번째 1위이자 여성 가수로는 첫 1위 기록이다. 방탄소년단(BTS)이 여섯 곡을, BTS의 멤버인 지민과 정국이 각각 한 곡을 핫100 정상에 올려놓았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2위가 최고 순위였다.
다른 주요 음원 차트의 꼭대기도 헌트릭스가 차지했다. 스포티파이 스트리밍 기록 집계 웹사이트인 크워브에선 지난 10일 세계 기준으로 골든이 1위에 올랐다. 헌트릭스의 극 중 경쟁자 사자보이즈가 부른 ‘유어 아이돌’이 3위였다. 미국 기준으로는 골든이 1위, 유어 아이돌이 2위에 올라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경쟁 구도를 세계 최대 시장에서 그대로 재현했다. 소다 팝(4위), 하우 이츠 던(5위) 등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곡 6개가 10위 안에 들었다. 애플뮤직 글로벌 차트에선 11일 기준 골든이 1위, 사자보이즈의 ‘소다 팝’이 2위로 경쟁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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