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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암호화 될 것"…크립토 산업에서 새 일자리 나온다 [한경 코알라]

입력 2025-08-13 14:17   수정 2025-08-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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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로 일자리를 만듭시다
얼마 전까지는 비전공자도 학원에서 코딩을 배우면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었다. 문과의 희망은 개발자였다. 그러나 상황이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개발자 채용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네카라쿠배당토’를 골라서 가던 국내 명문대 컴퓨터공학 졸업자들조차 이제 취업 걱정이 크다고 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준 FRED 자료에 따르면, 미국 유명 구인·구직 서비스인 인디드(Indeed)에 게시된 소프트웨어 개발자 채용공고 수는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경기 여건 악화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AI의 확산이 초·중급 개발자 역할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사원을 대체한 키오스크처럼 AI는 사무직 정보노동자 전반을 대체하기 시작했으며, 육체노동은 물리적 AI, 즉 로봇이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IMF는 2030년까지 전체 일자리의 최대 40%가 자동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AI 산업은 미국이 독식하고 있고, 로봇 시장은 아마도 중국이 독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우리가 할 일은 세계적인 흐름에 순응하고 일자리 감소와 산업의 축소를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있다. 이순신에게 남아 있던 열두 척 배처럼 전략적 가치가 큰 산업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 바로 크립토 산업이다. (크립토는 디지털자산, 가상자산, 암호화폐, 블록체인, 탈중앙화신원인증(DID)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크립토 산업은 일자리 증대는 물론, 반도체나 조선과 같이 국가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할 수 있는 산업이다. 크립토 산업은 단순히 코인을 발행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이 다른 모든 산업을 변화시켰듯, ‘블록체인’이라는 분산원장의 채택 또한 거래시장을 넘어 이 세상 모든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가상자산 간의 ‘궁합’은 이 변화를 더욱 가속할 것이다.

코인베이스의 최고기술책임자를 역임한 발라지 스리니바산은 “모든 것은 암호화될 것(All property becomes cryptography)”이라 전망하며, 도어락이나 자동차 열쇠 같은 물리 자산부터 금융 자산까지 “가치 있는 것의 99% 이상”이 블록체인 기반에서 안전하게 관리·거래되는 미래를 예측했다. 기존 인터넷(Web2) 인프라가 해킹 등 공격에 상시 노출된 것과 달리, 퍼블릭 블록체인은 구조적으로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그의 논거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역시 수년째 “모든 자산의 토큰화”를 설파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가 기술 혁신의 시작이었다면, 토큰화는 그다음 단계라는 것이다. 실제 블랙록은 미국 국채 기반 머니마켓펀드 BUIDL을 토큰화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고, 로빈후드는 오픈AI, 스페이스X 등 인기 주식을 토큰화해 유럽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크립토 산업은 돈이 될까? 과거 해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2017~2018년 ICO 붐 당시, ICO를 합법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법적 명확성과 규제를 갖춘 스위스와 싱가포르는 각각 19억 달러, 11억 달러의 자금을 유입시켰다. 약 3조 원 이상의 투자금액이 단기간에 유입된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자본 유입은 즉시 현지 개발, 법률, 보안, 마케팅 등 고용 전반을 끌어올렸다. 당시 설립된 기업들과 재단들은 지금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두 국가 정부는 그 당시 설립된 기업들과 재단들에 아직도 세금을 받고 있다.

크립토는 원래 이만큼의 잠재력이 있었다. 다만 ICO 시대엔 기술 적용이 미숙했고, 코로나로 혁신 시계가 멈췄다. 2022년 가상자산 폭락 이후 미국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는 SEC를 앞세워 강력한 ‘반(反) 크립토’ 정책을 펼쳤고, 산업의 성장은 약 3년간 멈추어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규제 혁파가 시작되면서 크립토는 다시 경제와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2023년 1조 달러를 넘지 못하던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현재 4조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대중에게 크립토 산업은 코인을 만들어 거래하는 것만 잘 알려졌지만, 지난 10여년간 ‘영지식 증명’을 비롯한 암호학(cryptography) 기술과 빠르고 저렴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반 기술, 이를 활용한 탈중앙화 금융(DeFi) 등은 눈부신 속도로 성장했으며, 글로벌 기업들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크립토 산업이 많은 산업과 연결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 전략을 통해 전통 자본시장은 디지털자산을 흡수하고 있고, ‘토큰화’는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상에 발매하고 있다.

변화는 금융시장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캐릭터나 특허 등 지식재산권, 컴퓨팅 파워나 지리 정보, 인터넷 통신망 등 수많은 재화가 크립토를 접목해 거래되고 있다. 크립토 산업 자체에서만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타 산업에도 크립토 전문가들이 필요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한국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과거 8년처럼 크립토를 불신하고 규제하며 산업 성장을 막을지, 아니면 적극적으로 수용해 새로운 일자리와 수출 산업을 만들지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디지털 트렌드 흡수 속도가 세계 정상급인 나라다. 크립토 친화적이지 않은 정책환경 속에서도 천만 명의 국민이 직접 디지털자산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블록체인 개발자와 기업 생태계도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살아 있다. 이 불씨를 살리느냐, 사그라뜨리느냐를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김대중 정부가 전국에 광대역 인터넷을 보급할 당시, ‘게임이나 하고 성인물이나 보려고 세금 쓰느냐’는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 한국은 전 국민에게 제공된 빠른 인터넷을 기반으로 e스포츠, K팝, 웹툰,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를 세계적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국가 브랜드가 상승하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외국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콘텐츠 산업과 관광 산업 등으로 벌어들이는 외화도 많다.

크립토도 같다. 다른 모든 산업에 파급을 미칠 수 있는 기반 기술이자 새로운 경제 체계의 핵심이다.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이 정보화 혁명을 시작해 모든 산업이 변화했듯, 크립토는 다음 혁명의 출발점이다. 국내에서 육성한 크립토 사업체들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 외화를 벌어오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 주도의 글로벌 크립토 혁명이 막 시작된 지금, 우리는 투자자·개발자·기업이라는 3박자를 이미 갖춘 드문 국가다. 법적 명확성 부여와 국가적 진흥 정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글로벌 첨단 비즈니스들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크립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갖추어진 것이다. 미국은 AI, 중국은 로봇, 대한민국은 크립토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상이 아니다.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이 필요하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코빗 리서치센터 설립 멤버이자 센터장을 맡고 있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과 개념을 쉽게 풀어 알리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략 기획,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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