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경쟁이 치열했던 미국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1위 디스플레이 기업의 OLED 패널이 약 15년간 퇴출 될 가능성이 부상한 까닭에서다.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소재·부품기업들도 줄상승세를 탔다.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OLED 소재를 공급하는 덕산네오룩스는 22.60% 올랐다. OLED 소재업체 에스켐(26.15%), 풍원정밀(8.00%), 이녹스첨단소재(7.83%) 등도 주가가 올랐다. OLED 디스플레이와 터치 센서 등을 결합한 기판을 생산해 납품하는 비에이치(15.80%), 켐트로닉스(5.53%) 등도 주가가 올랐다.
이들 기업은 모두 이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중국 1위 디스플레이업체 BOE에 대해 제한적 수입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가 치솟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11일 BOE와 BOE의 자회사 7곳 등에 대해 미국 관세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 판결을 내렸다.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을 부정하게 이용했다는 게 요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10월 ITC에 BOE를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ITC는 이에 따라 BOE의 OLED 패널을 14년8개월간 미국 시장에서 퇴출한다는 조치를 내렸다. 판결이 확정되면 미국은 BOE OLED 패널을 수입할 수 없다. 중국 BOE 본사와 미국 현지 법인 등의 새 제품 판매부터 광고·마케팅, 미국 내 재고 판매까지 영업활동이 전면 금지된다.
BOE는 그간 낮은 단가를 앞세워 아이폰 등 스마트폰 패널 시장 점유율을 넓혀왔다. 증권가는 BOE가 아이폰 패널의 20~30%를 공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다른 기업의 리퍼비시 모델 OLED도 공급한다. 올 2분기 아이폰용 소형 OLED 패널 물량에선 BOE가 22.7%를 차지해 LG디스플레이(21.3%)를 앞섰다.
다만 이번 판결로 당장 근시일 내에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보는 구조는 아니다. 완성품 형태로 미국에 수입되는 아이폰용 OLED 패널은 이번 제재 대상이 아니라서다. 다만 차기 아이폰 시리즈, 메타 스마트글라스 등 향후 출시될 제품에 BOE의 패널이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도 중장기적 반사이익을 볼 전망이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애플, 델, HP 등 스마트폰·세트 업체들이 BOE 패널을 적극 활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시장 경쟁강도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번 조치로 국내 아이폰 디스플레이 밸류체인 전반이 중장기적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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