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학계·업계·유관기관 전문가로 구성된 ‘할인율 운영 자문위원회’는 최근 할인율 연착륙 방안을 금융당국에 보고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최종관찰만기 확대 속도를 늦춘 것이다. 당초 금융당국은 최종관찰만기를 지난해 20년에서 올해 23년, 내년 26년, 2027년 30년으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자문위는 검토 끝에 최종관찰만기를 현행 23년에서 멈춘 뒤 2027년부터 1년씩 늘리기로 했다.
할인율은 보험사가 미래에 들어오거나 나갈 돈을 현재 가치로 시가 평가할 때 적용하는 금리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사가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현재 가치가 커져 부채가 늘어나고 킥스 비율은 하락한다.
최종관찰만기란 할인율을 계산할 때 국고채 수익률 등 시장 데이터를 활용하는 구간이다. 최근 국고채 30년 만기 등 초장기채 금리가 10~20년 만기보다 낮게 형성돼 최종관찰만기가 확대되면 할인율이 낮아진다. 즉 최종관찰만기 확대가 보험사 킥스 비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최종관찰만기 확대를 유예해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올 들어 금리 하락 등으로 보험사 킥스 비율이 급락해서다. 생명보험사의 평균 킥스 비율은 2023년 말 232.8%에서 올 1분기 말 190.7%로 급락했다.
금융당국이 검토 중인 방안대로 최종관찰만기 확대가 유예되면 보험업권의 건전성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단순 추정으로 업권 전반에 보험부채 10조~20조원 증가분을 막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회사는 할인율 현실화 일정에 맞춰 자본을 확충하기보다 이익의 원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쌓는 데만 집중했다”며 “이 과정에서 회사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한 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미 예고된 제도에 맞게 준비를 열심히 해놨는데 헛수고가 됐다”며 “건전성 관리보다는 실적 부풀리기에 집중한 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드러누우면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보험업권의 단기 실적주의, 과당 경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권의 자산·부채관리(ALM)를 강화하고 기본자본 킥스 제도를 도입하는 등 과당 경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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