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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부탁 들어줬다가 전과자 됐어요"…식당 사장의 눈물 [사장님 고충백서]

입력 2025-08-15 06:00   수정 2025-08-15 07:09



근로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사장님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근로자의 요청 여부와 관계없이 근로계약서 작성은 강행 규정이라며, 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방법원은 최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업주 A씨에게 벌금 50만 원과 1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1월 직원 B씨를 고용했다. 하지만 A씨는 근로계약 체결 시 임금, 근로시간 등 주요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B씨에게 교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B씨는 신문사 인턴 기자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해당 신문사의 '겸직 금지 규정' 때문에 근로 사실이 알려질 경우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근로계약서 작성을 원하지 않는다고 A씨에게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다만 A씨는 B씨 이전에 채용한 직원과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은 것은 직원의 요청 때문이었으며, 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은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교부하지 않은 이상, 교부하지 않는 행위에 대한 인식과 고의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근로기준법 제17조는 강행법규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근로계약서를 작성 및 교부하지 않을 수 있는 예외적인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계약서 미작성 및 미교부에 근로자의 동의가 있다거나, 더 나아가 그것이 근로자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부정된다거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직원의 요청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벌금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근로자의 요청이 있었더라도 근로계약서 미교부 행위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사례"라며 "인력난이 심해 직원의 사정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영세자영업자들일수록 더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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