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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공산권에도 수출되는 K-9 자주포

입력 2025-08-15 17:32   수정 2025-08-16 00:30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북한 군인과 주민들에게 ‘악명’이 자자해진 한국 무기가 있다. 우리 군 보복 사격의 주역인 K-9 자주(自走)곡사포다. 북한 포가 1분에 한 발 발사됐는데, K-9 자주포는 1분에 여섯 발 이상 발사됐다. 북한 포는 불발탄율이 60%나 됐지만, K-9 자주포의 포격을 받은 북한군 포진지는 벌집이 됐다고 한다. 우리 군과 민간인을 합해 4명이 사망한 데 비해 한 달 이상 포격 준비를 한 북한군은 30명 이상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발을 주도한 북 지휘관은 강등됐다.

2019년 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파키스탄 전쟁 때다. 파키스탄은 중국산 SH-1 자주포 36문으로 공격했다. 인도군은 그해 실전 배치한 K-9 10문으로 맞섰다. 3 대 1 이상의 수적 차이에서 이뤄진 싸움이었다. 정확한 전과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를 짐작할 수 있는 근거들이 있다. 인도군은 전쟁 이후 K-9 90문을 추가 도입했다. 파키스탄은 SH-1 성능에 대해 중국 측에 항의했고, 중국은 파키스탄군이 운용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인도는 현재 K-9 100문을 중국 국경 지역에 배치했다.

K방산의 가장 상징적인 무기가 K-9 자주포다. 2010년 이후 전 세계에 판매된 자주포 중 50% 이상이 K-9이다. 경쟁 무기인 독일 PzH 2000에 비해 극강의 가성비와 적기 납품으로 시장에서 압도적 반응을 얻고 있다. 1999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 공동 개발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국산화에 성공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카르텔의 일원인 노르웨이가 독일산 대신 K-9을 선택할 정도로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K-9 자주포가 또 하나의 역사를 쓰고 있다. 우리 무기 판매 사상 처음으로 공산권인 베트남에 수출될 것이라고 한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은 국방 현대화 차원에서 무기 도입에 적극적이다. 앞서 K-9 자주포를 도입한 9개국에 포함된 인도와 호주도 모두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 중국의 팽창이 지정학적 위기를 낳고 있지만, 한편으론 우리 산업에 기회도 되고 있다.

윤성민 수석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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