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온라인 쇼핑 사업을 담당하는 SSG닷컴과 G마켓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액은 총 910억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470억원 적자) 대비 두 배가량 손실 폭이 커졌다. SSG닷컴이 491억원, G마켓은 4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불어난 손실만큼 매출도 크게 줄었다. SSG닷컴은 전년 동기 대비 12.5%, G마켓은 24.8% 감소했다.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최대한 제한해 비용을 통제하고,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고, 조직을 축소했는데도 손실은 오히려 더 커졌다.
경쟁사인 SK 계열의 11번가와 롯데그룹의 롯데온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은 비슷했다. 같은 기간 11번가는 199억원의 영업손실, 롯데온은 170억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이들 e커머스 역시 본사 이전과 조직 감축 등 ‘뼈를 깎는’ 수익성 개선 노력을 벌였으나 적자 발생을 막는 데 실패했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성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이 독주 체제를 이어가자 상대적으로 열세인 이들 e커머스의 외형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1조8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느는 데 그쳤다.
작년 6월 증가율 7.8%와 비교하면 성장 폭이 크게 꺾였다. 그나마도 성장의 대부분은 쿠팡이 가져갔다. 쿠팡의 올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 등) 부문 매출 증가율은 17%에 달했다.
컬리, 무신사 등 특정 상품에 강점이 있는 ‘버티컬 커머스’의 성장도 종합 쇼핑몰의 성장을 가로막았다. 컬리는 올 상반기 처음 손익분기점을 넘어 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컬리가 반기 기준 흑자를 낸 것은 창업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매출도 1조1594억원으로 7.5% 증가했다.
여기에 브랜드 자사몰까지 약진하면서 종합 온라인 쇼핑몰의 입지는 더 약해지고 있다. 나이키 등 인지도가 높은 몇몇 브랜드는 e커머스에서 자사 상품을 일부 빼거나 자사몰에서만 판매하는 식으로 자사몰 육성에 나서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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