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와의 백악관 면담을 통해 정부가 인텔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탄 CEO는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면담을 가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면담 이후 미국 정부가 경영난을 겪는 인텔을 지원하기 위해 지분 인수 방안을 추진하면서 파운드리 부문을 구제할 수 있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분 매각 대금 중 일부를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투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이번 인텔 지분 인수를 발판 삼아 반도체 등 핵심 전략 물자에 관한 영향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TSMC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첨단 칩 생산을 더는 TSMC에 의존하지 않겠단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돼서다. 미국 대다수 반도체 회사는 설계를 주로 맡고 실제 생산은 TSMC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 등에 따르면 조던 클라인 미즈호 증권 분석가는 "트럼프가 엔비디아, AMD, 퀄컴, 애플, 브로드컴 등 미국의 내로라하는 반도체 업체가 반도체 제작을 TSMC에서 인텔로 전환하도록 사실상 강요하는 것"이라며 "미국 행정부가 미국에 있는 팹리스 반도체 회사가 대만 TSMC가 아니라 인텔을 이용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인텔이 기술력에서 TSMC에 크데 뒤처져 있는데, 인텔이 기술 격차를 빨리 줄이면 TSMC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입장에서 인텔은 반도체 독립의 핵심적 요소"라며 "노골적 자국 기업 지원이 TSMC나 삼성전자 같은 경쟁사 입장에선 부정적이고 중국 제재가 더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아직 인텔의 18A 공정(반도체 회로선폭을 1.8나노미터로 만드는 첨단 공정) 개발도 불확실성이 높아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류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발표되지 않아 확언하기 어렵지만 최근 미국 산업의 중요 기업에 정부가 개입하는 정황은 파악된다"며 "반도체 외 미국의 약점으로 꼽힌 희토류와 관련해서 MP 머터리얼즈에 미 국방부 자금이 투입됐고 파산 절차에 돌입한 반도체 업체 울프스피드도 최근 백악관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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