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어획량 2배 증가에도 30% 급등

고등어 어획량이 작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는데도 가격은 30% 넘게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가 주로 찾는 300g 이상의 큰 물고기가 자취를 감추고, 작은 고등어만 그물에 걸려서다. 반면 명태와 물오징어값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고등어(국산 염장·중품) 한 손(두 마리)당 소매가격은 6720원으로 전년(4993원)보다 34.6%, 평년(4069원) 대비로는 65.2% 상승했다. 신선 냉장 제품도 마리당 4640원으로 작년(3849원)보다 20% 넘게 올랐다.

고수온으로 고등어 어획량이 줄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물량은 늘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고등어 어획량은 2만3052t으로 작년 같은 달(1만1849t)보다 94.5% 증가했다. 올해 전체로 봐도 7월까지 누적 어획량은 7만7523t으로 작년(4만9447t)보다 50% 이상 많다. 재고도 충분하다. KMI에 따르면 지난달 고등어 재고량은 4만9158t으로 작년 같은 달(4만3095t)은 물론 평년(4만4324t) 수준을 웃돈다.

어획량이 늘었는데도 가격이 뛰는 것은 중·대형어가 없어서다. ‘큼직한 고등어’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는 분석이다. KMI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중·대형어 비중은 3.6%로 작년(17%)과 평년(16.2%) 대비 반의반도 되지 않는다. 주로 잡히는 소형 고등어는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한국과 달리 아프리카 등에선 작은 고등어를 즐겨 찾는다”며 “고등어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기 가격도 강세다. 참조기(냉동·중 등급) 소매가는 마리당 2067원으로 작년(1723원) 대비 20% 높고, 평년(1488원)과 비교하면 38.9% 올랐다. 조기는 지난 4월 2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금어기였기 때문에 신선 냉장 제품 공급이 미미한 상황이다. 대형소매업체의 할인이 줄면서 가격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수부 관계자는 “조기는 고수온 영향으로 어획량이 조금씩 줄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 재고량은 지난달 기준 8832t으로 1년 전(7678t)보다 많지만 평년(1만2737t)에 비해선 적은 수준이다.

나머지 ‘대중성 어종’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편이다. 명태(원양 수입 통합·대 등급) 가격은 마리당 3483원으로 작년(4250원)보다 18% 낮으며 평년(3843원) 수준도 밑돌고 있다. 물오징어(냉동·중품)는 마리당 4826원으로 작년(4862원)과 평년(4704원) 대비 비슷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과거엔 주로 국내 연근해에서 물오징어를 구했는데, 요즘엔 원양산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최근 국내 어획량은 전보다 늘고 원양산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