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노머스에이투지(에이투지)가 기아와 손잡고 맞춤형 이동수단 ‘목적기반차량(PBV)’를 기반으로 레벨4 자율주행차를 제작한다. 국내 1위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에이투지가 완성차 업체와 공식 협업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에이투지는 지난 7월 기아와 자율주행차 제작을 위한 차량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에이투지는 기아의 첫 PBV 모델인 ‘PV5’를 레벨4 자율주행차로 개조한다. PBV는 고객의 다양한 사용 목적에 맞춰 설계된 플랫폼형 교통수단이다. 단순 승용차 개념을 넘어 물류·승객 운송·상업 서비스 등 원하는 모듈을 얹어 활용할 수 있는 점에서 차세대 모빌리티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기아의 PV5는 지난 7월부터 화성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했다.
에이투지는 APEC 기간 중 경주 일대에 PV5 자율주행차 2대를 포함해 총 10대의 레벨4 자율주행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운전석이 없는 에이투지 자체 개발 모델인 ‘ROii(로이)’와 개조 버스도 함께 투입된다. 레벨4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차량이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는 단계지만 안전 확보를 위해 보조 인력이 탑승한다.
에이투지는 이번 협업을 APEC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이후에도 기아와 협력을 이어가 정부 인증을 확보한 뒤 국내외 자율주행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에이투지는 55대 규모의 국내 최대 자율주행차 운영 경험과,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가 평가한 세계 11위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 차량 공급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차량 생산 외부 파트너십’이라는 양축 전략을 굳히며, 향후 싱가포르·UAE·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동반 진출할 계획이다.
한지형 에이투지 대표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개별 기업의 경쟁을 넘어 산업 생태계 차원의 전략적 협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기아와의 협업을 통해 APEC에서 K-자율주행의 출발점을 보여주고 후속 PBV 모델 전반으로도 협력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은 “PBV는 단순 하드웨어가 아닌 솔루션과 미래 기술을 결합한 혁신 플랫폼”이라며 “에이투지와의 협업은 PBV가 외부 생태계와 연결돼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