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1일 정권 출범 초기를 지나고 있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 "'개업빨'로 흥분하면 결국 폭주하다가 크게 망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중도 보수'를 표방했던 이재명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실용적 지도자'의 기대를 받으며 당선됐지만,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식하다가 결국 가장 크게 망하는 사람은 바로 처음 운으로 돈을 번 사람이다. 흔히 '신참자의 운', '개업빨'이라고 한다"며 "초반에 운 좋게 돈을 벌면 사람은 흥분한다. 마치 내가 워런 버핏이라도 된 듯 착각한다. 그러다 결국 브레이크 풀린 차처럼 폭주하다가 크게 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저는 지금 이재명 정권이 그런 개업빨 정부가 되지 않길 바란다. 계엄 정국이라는 구조적 눌림목이 풀린 것을 자기 실력으로 착각하고 폭주하면 안 된다. 지금 코스피 지수가 보여주듯 국민 경제의 신뢰는 흔들리고 있다"며 "10억이냐 50억이냐, 대주주 기준 하나도 당정 협의로 원만하게 합의하지 못하고 시장에 불안감을 키우는 걸 보면 참 안타깝다. 코스피가 어디까지 빠져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 대통령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사실상 이 전 대통령과 같은 실용적 지도자의 기대를 받고 출발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키워드는 분명했다. 실용, 탈이념이어야 했다"며 "그런데 지금 이 정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교조적 사고에 빠져 돈 퍼주기, 증세, 편향적 인사에 몰두하고 있다. 합리 대신 교조, 실용 대신 도그마. 국민들은 '이럴 거면 중도 보수라는 간판은 왜 걸었느냐'고 묻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께서는 후보 시절 스스로를 중도보수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그 의미를 곱씹어보면, 대통령 머릿속에서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가운데’, 즉 중도라는 인식을 했다는 것"이라며 "생각해 보시라. 김정은 입장에서는 우리 모두가 오른쪽일 것이다. 극우 논객 전한길 씨의 눈에는 이준석이 왼쪽으로 보일 것이다. 이런 상대적 인식 자체가 조소할 만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전교조와 민주노총을 '중도'라고 인식하는 것 또한 착각이다. 그것은 균형이 아니라, 좌표 자체가 어긋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 문제도 짚었다. 그는 "SNS에서 했던 수많은 과격한 표현은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기에는 매우 위험해 보인다. 관용차를 인도에 세웠다는 지적이 여러 번 있었다면, 그것은 우리가 경계하는 갑질 DNA가 몸에 밴 것이다. 천안함 피격 사건을 두고 '이스라엘 잠수정과 충돌했다'는 음모론을 믿었다는 것도 황당하다"며 "이 대통령에 간곡히 말씀드린다. 지명을 지금이라도 철회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교조적 고집이 아니라 실용적 균형감각, 패거리식 인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인사"라며 "개업빨로 흥분한 정권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고 대한민국을 실용적으로 이끌어가는 정권이 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대선에서 경쟁했던 이 대표는 대선 직후, 새 정부 출범 극초기에는 새 정부 비판을 자제해왔다. 그러던 이 대표는 지난 4일 새롭게 출범한 당 지도부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정부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만큼 이제는 기대가 아니라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면서 매섭고 집요한 견제와 지적을 이어나가겠다고 공언했다. 그로부터 이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대주주 기준 강화 등 경제 정책을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해오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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