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와 피자헛이 ‘5달러(약 7000원) 메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맥도날드가 미국에서 인기 세트 메뉴의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맥도날드와 가맹점들은 세트 메뉴 8종의 가격을 단품 가격을 합산한 것보다 15%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가격 인하에 동의한 가맹점주들에게는 재정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며, 인하된 가격은 다음 달부터 적용된다.
맥도날드는 5달러짜리 아침 메뉴와 8달러짜리 빅맥·맥너겟 세트 메뉴도 출시할 예정이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한시적으로 5달러 세트 메뉴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는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식료품비 부담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0%는 식료품비 지출이 주된 스트레스 요인이라고 했다.
크리스 켐프친스키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실적 발표에서 "맥도날드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자 인식을 형성하는 가장 큰 요인은 메뉴판"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10달러 넘는 세트 메뉴를 자주 접하면서 맥도날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켐프친스키 CEO는 2분기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식당 방문이 감소했다면서 "이들을 다시 붙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도날드의 2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5% 늘었지만, 주요 고객 기반인 저소득층의 매장 방문은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18달러(약 2만5000원)짜리 빅맥 세트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당시 맥도날드 미국 법인 사장은 이례적으로 공개서한을 내고 "특정 매장의 예외적인 사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CNN은 피자헛 역시 5달러짜리 피자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피자헛은 7분기 연속 매출 하락을 겪고 있으며, 2분기 미국 내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했다. 반면 경쟁사인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는 신제품 등을 앞세워 매출 반등에 성공했다.
리테일 분석업체 플레이서는 5달러 피자 출시가 "피자헛의 가성비 이미지를 개선하고 점심시간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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