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만도의 서스테이너블 밸류 & 릴레이션스팀은 CFO 산하 글로벌 전략 센터(Global Strategy center) 아래 ESG, IR,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전략 핵심 조직이다. 그중 ESG 파트는 단순 실행이 아닌 ESG 전략 수립, 평가 대응, 규제 모니터링, 보고서 발간 등 전사 차원의 지속가능경영 체계 전반을 기획하고 있다.
2045년 탄소중립 로드맵 설정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자율주행차로 급격히 전환 중이다. 고객사들도 자체 설정한 탄소중립 시계에 협력사들이 맞출 것을 요구한다. HL만도는 고객사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 파트너로서, 온실가스 데이터 산정 체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EU발 규제가 강도 높은 만큼 전과정평가(LCA) 전담 팀을 구성해 데이터베이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HL만도는 주요 글로벌 고객사 분석을 통해 2045년 탄소중립(net-zero)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 1월에는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가입을 선언하고 파리기후변화협약 1.5℃ 시나리오에 맞는 감축 로드맵을 수립했으며, 현재 목표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내 법인 기준으로는 2015년(기준 연도) 대비 2025년 30% 감축, 2040년 50% 감축을 중간단계 목표로 설정했으며 2025년 30%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 국내 원주사업장에서는 고효율 설비 교체와 라인 개선으로 20% 에너지 효율을 향상했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 에너지 대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전략은 ‘공정 효율화 → 최소화된 잔여 배출 → 재생에너지 사용’ 순으로 비용과 효과를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해외 법인에서는 재생에너지 도입을 확대해 폴란드에서는 이미 100% 달성했다. 인도에서는 전력구매계약(PPA)을 확대하고, 중국 사업장은 사업장 내 태양광을 설치해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늘리고 있다. 국내 원주사업장에서도 올해 10월부터 온사이트(on-site) PPA를 도입할 예정이다.
친환경 제품으로 포트폴리오 전환
HL만도는 제조와 사용 전 단계에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최근에는 ESG 기반 기술혁신으로 일체형 전동식 브레이크(IDB) 양산 및 부품 간 연결 없이 전기적 신호만으로 작동하는 Steer-by-wire 제품 개발을 통해 경량화와 연비 개선을 동시에 이루었다.
또 운전자의 제동 의지를 유압이 아닌 전기적 신호로 전달, 모터를 통해 제동력을 발생시키는 브레이크 전동화 제품(EMB)를 개발해 친환경차 필수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TypeII(ISO 14021)에 의거해 유해물질 저감, 연비 개선 제품을 일컫는 HL만도가 자체적으로 지정한 지속가능 테크놀로지 분야 매출 비중이 50%를 돌파했다.
전동화·친환경 제품은 고효율 설계와 경량화를 동시에 요구해 기술적 난도가 높고, LCA 분석 결과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공급망 제약 및 원가 부담과 충돌하는 경우가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높지만, 독보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지난 8월, HL만도는 IDB 브레이크 제품의 LCA 국제 통용 탄소발자국 검증을 완료해 고객사에 신뢰성 있는 제품임을 입증했다. 향후 탄소발자국 검증 적용 부품을 확대하고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는 HL만도의 기술혁신과 ESG 성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규제 리스크 대응과 KPI 내재화
HL만도는 앞으로 온실가스, 에너지, 폐기물, 수자원, 인권 등 전 영역 데이터를 실시간·표준화 방식으로 산출·검증할 수 있는 관리 인프라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7월에는 물리적·전환 리스크에 대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을 시범 진행, 내부 공유했다.
ESG 대응에는 협력사 수준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HL만도는 협력사 ESG 리스크 대응을 위해 배출량 산정 툴킷 제공, 데이터 검증 절차 표준화 등 파트너십 기반 관리 체계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정부 지원을 활용한 협력사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교육, 컨설팅을 병행하며 2·3차 협력사까지 ESG 역량을 확산하고 있다.
업무에 ESG를 고려하는 것은 ESG팀만의 일이 아니다. HL만도는 기업 내 지속가능경영 6대 분야 핵심 거버넌스를 구축, 이를 전사 차원으로 확산했다. 환경, 기술혁신, 공급망, 노동·인권·안전, 거버넌스·윤리, 사회공헌 분야별로 ‘C레벨 챔피언’을 두고, 분기마다 CEO와 글로벌 주요 임원이 참여하는 지속가능경영추진단에서 정책 수립, 현황 점검, 성과와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추진단은 연 4회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전략과 리스크를 보고하며, 전사적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2022년부터 CEO, 사내이사, 경영진의 ESG 성과를 KPI에 반영하고 있다. ESG KPI는 CEO와 BU장, 글로벌 지역대표, 6대 분야별 챔피언까지 포함된 C레벨 KPI 평가 체계에 반영된다. 주요 KPI에는 온실가스배출량 산정·보고·검증, LCA 추진 등 핵심 환경 성과가 포함된다.

“ESG 자체가 비즈니스 성과이자 성장 동력”
[인터뷰] 김윤하 HL만도 서스테이너블 밸류 & 릴레이션스 팀장
- 최근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전 세계적으로 ESG 공시가 이제는 자율에서 의무화로 넘어가고 있다. 법적·제도적으로 공시에 빈틈없이 대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ESG는 선택이 아닌 생존이며, 제품 경쟁력 및 수주 경쟁력과 이어진다. 산업 및 수주 경쟁력을 높이는 ESG 경영을 통해 이해관계자와의 신뢰를 강화하고자 한다.”
- ESG 데이터를 신뢰성 있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치는 무엇인가.
“가장 먼저 정합성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HL만도는 전 영역 데이터를 실시간·표준화 방식으로 산출, 검증할 수 있는 관리 인프라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협력사를 위해서는 협력사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배출량 산정 툴킷 제공, 데이터 검증 절차 표준화로 파트너십 기반 관리 체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류 없는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 아직도 ESG는 비용만 든다는 인식이 있다.
“ESG는 불필요한 비용이나 투자가 아니라 그 자체가 비즈니스 성과이며,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ESG 규제 대응에 그치지 않고 제품 경쟁력 강화, 고객사 수주 확대, 투자자 신뢰 제고 등 실질적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현화 한경ESG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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