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지난달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 3% 룰 도입 등을 골자로 한 1차 개정에 이은 추가 개정안이다. 주요 경제단체는 지난달 24일 ‘경영판단원칙’ 명문화와 ‘배임죄 합리적 개선’ 등 보완책 마련과 함께 추가 상법 개정만은 막아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지만 민주당은 이런 요구를 철저히 외면했다. 기업이 미래를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요청도 이번 개정안 통과로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기업들은 이번 개정안이 소수 투기자본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소수주주가 이사 선임 시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한 후보자에게 몰아 투표할 수 있는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소수주주 추천 이사의 이사회 진입이 훨씬 쉬워진다. 또 현재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3인 이상의 감사위원회를 두고 그중 1명 이상을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도록 하고 있는데, 분리선출 인원을 2인 이상으로 확대하면 경영권 공격 세력이 감사위원회를 주도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소수 투기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대주주는 과도한 배당이나 핵심 자산 매각 등 무리한 요구를 받게 될 뿐 아니라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 주력 산업 구조조정과 신성장동력 확충도 사실상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
내수 부진과 통상 환경 악화라는 복합 위기에 처한 국내 기업에 신속하고 과감한 경영 판단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까지 예고하고 있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기업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는 이유가 무엇인가. 말로는 성장과 일자리를 외치면서 성장과 고용의 주체인 기업을 이토록 못살게 괴롭히는 자가당착을 이해할 수 없다. 어떤 하소연이나 호소도 통하지 않는 입법권력 폭주에 기업들은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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