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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K팝, K컬처, 그리고 K법을 꿈꾸며

입력 2025-08-25 17:37   수정 2025-08-26 00:40

좋은 법은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특히 어떤 산업을 잘 규율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이념이나 논리에 따르기보다 실제로 이 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충분히 이해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발전하면서 연예인 관련 분쟁이 더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전속매니지먼트 계약 관련 분쟁은 불공정 계약이 문제 되는 사례가 많았다. 2009년 ‘동방신기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한 계약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전속계약서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계약의 공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약자인 연예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로만 바라보는 것은 이 계약이 왜 체결되는지를 이해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은 분야마다, 또 콘텐츠 기획, 제작, 유통, 소비 등 단계마다 수많은 종사자가 있지만 이 가운데 연예인의 의미는 특별하다. 많은 자본이 소요되고 성공 여부가 매우 불확실한 산업의 특징상 소위 스타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 점을 고려하면 연예인을 단순히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로 보기 어렵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대형 매니지먼트사가 업계에서 가진 영향력이 크다는 점에 비춰 보면, 스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열악한 지위에 놓이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들로부터 어떻게 가치를 창출해 내고, 그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는 법적으로 중요한 문제다.

기본적으로 이 업계의 계약은 높은 불확실성과 비용 리스크를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전속매니지먼트 계약은 통상 장기로 체결되는데, 연예인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 계약기간 동안 수익을 나눠 가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매니지먼트사가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연예인을 키우고 관리할 수 있게 한다. 연예인도 계약기간 동안 특정 매니지먼트사에 연예 관련 업무를 일임하고 역량 발휘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전속기간은 계약의 전제가 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전속매니지먼트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사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 미리 어떤 사유가 발생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지를 정해둘 수 있다. 이런 사유가 발생했다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을 것이다. 계약 상대방이 계약상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을 때도 해지가 가능하다. 그 외에 법원이 인정하는 해지 사유로는 당사자 사이의 신뢰관계가 파괴된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때는 ‘더 이상 상대를 믿을 수 없다’는 주관적인 감정만으로는 불충분하고,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했음에도 정말 더 이상 계약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신뢰관계가 깨져버렸는지, 왜 그렇게 됐는지를 면밀히 살펴본다.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려면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뢰는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므로, 서로 간에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계약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쟁이 치열한 엔터테인먼트업계지만, 계약 당사자들이 서로를 파트너로 인식하고, 더 나아가 업계 자체가 대중문화를 함께 발전시키는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K팝,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뿐만 아니라 산업 자체가 성숙해야 비로소 세계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외국에서도 ‘관련 산업이 발전한 한국의 법은 어떠한지’ 참고할 수 있도록, K법도 세계 법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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