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글로벌 히트를 치면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이 역대 최다 관람객 기록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26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5일까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418만982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관람객(378만8785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연간 관람객이 처음 400만명을 돌파했던 2023년(418만285명) 기록도 넘어섰다. 현재 추세라면 박물관 80년 역사상 처음으로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 관계자는 "상설전시관 관람객을 중심으로 집계한 잠정 수치"라며 "극장 '용',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 등을 포함하면 수치는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20∼30대를 비롯해 다양한 세대의 발길이 늘어나며 관람객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케데헌' 속 전통 모티프인 갓과 호랑이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며, 한류가 K-팝과 K-푸드를 넘어 K-전통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박물관 측도 "영화 속 전통적 요소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박물관 13곳의 연간 총 관람객은 2023∼2024년 2년 연속 1천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 박물관 문화상품인 '뮷즈' 매출만 약 115억원에 달했다. 올해 평균 월 관람객 수(49만여 명)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500만명을 넘어 최대 6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관람객 급증에 따른 고민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동은 2005년 용산 개관 당시 하루 최대 약 1만8000명 수용을 기준으로 설계됐다. 그러나 여름방학과 맞물려 관람객이 쏠리면서 유물 안전, 관람 환경, 편의시설 확보 등에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박물관은 관람객 분산을 위해 면적을 3배 확장한 어린이박물관 신축을 추진 중이며,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관람객 수는 크게 늘었으나 2005년 용산 개관 당시와 비교하면 예산과 시설 규모는 그대로"라며 인력 및 예산 확충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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