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51.06
(25.58
0.57%)
코스닥
947.39
(8.58
0.9%)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잠도 안 오고 미칠 지경"…'충주맨' 히트에 차출된 공무원들 '고통'

입력 2025-08-26 19:30   수정 2025-08-26 20:38


충주시청을 홍보하는 '충주맨' 김선태(38) 주무관이 주도한 유튜브 채널(@Chungjusi)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다른 지자체와 공공기관·기업들도 앞다퉈 유튜브 채널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일반 직원들이 영상 제작에 차출되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누리꾼 A 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며 "충주맨 특진이나 그의 성과를 폄하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힌다"고 운을 뗐다. 그는 "충주맨이 히트 치고 난 뒤 많은 공공기관이 유연한 SNS 운영을 위해 노력하는 것 같은데 직원 차출해서 쇼츠나 영상 찍는 게 너무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또 "하기 싫은데 얼굴 팔리고 후발 주자라서 특진도 안 되는 여건 아닌가 사실 정말 굳이 따지자면 안 해도 되는 일인데 누군가(대부분 고위직)의 욕심 때문에 하는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끼 없는 일반 행정, 기술 직원들이 '이건 첫 번째 레슨' 하면서 고통받는 게 보기 싫다"고 덧붙였다. 해당 문구는 가수 유노윤호의 노래 가사로, 최근 온라인 밈으로 소비되고 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글 적어줘서 고맙다. 조만간 차출당할 예정이라 잠도 안 오고 미치겠다", "히트 치면 그 지자체가 뜨는 거지만 '패러디'라는 아슬아슬한 선 타다가 비난이라도 받게 되면 그 화살은 모두 직원 개인에게 돌아간다", "박봉에 독창성까지 쥐어짜야 하고 바람직하지 않다", "공무원 대부분이 저런 거 하기 싫어서 공무원 된 사람들인데 왜 시키냐", "나는 나 차출해서 시키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할 것"이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어 "충주맨은 아이디어도 있고 자기가 좋아서 했는데 그걸 캐치했던 윗사람이 날개를 달아준 거고, 그 뒤에 등장한 분들은 하기 싫고 할 생각도 없는데 쇼츠에 대한 이해도 없는 따라쟁이 윗분들이 시킨 거니까 퀄리티가 다를 수밖에 없다", "충주맨도 아마 시장이나 상급자가 바뀌거나 진급해서 다른 자리로 옮기면 충주시 유튜브 채널 어찌 될지 모른다", "충주맨도 처음에는 차출된 거다"라는 반응도 나왔다.

김 주무관은 2023년 3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상황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주무관이 당시 공개한 영상에서 '유튜브 준비하라'는 충주시장 말에 "내가 유튜브 준비는 어떻게 해 지금 일하기도 바쁜데"라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직장인들 국룰이다. 일 잘하면 일 더 하게 된다"고 농담을 건넸다.

김 주무관은 "물론 저를 좋게 보고시키신 거겠지만 사실 시장님이 저에게 무리한 거를 시키신 거였다"며 "그때 정리를 하면서 '결재는 없다', '소재와 내용에 대한 터치도 안 된다', '내용도 볼 수 없다'는 딜을 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흐름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양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Yangjucity)도 유튜버 '피식대학'의 인기 콘텐츠를 패러디한 '공무원?Sea of Love' 영상을 공개했다.

나리농원 천일홍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해당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0만 회를 달성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개인이 SNS에 영상 속 남성들이 양주시 공무원이라고 소개하며 게시한 쇼츠 영상은 250만 조회수를 넘긴 것도 있다.



군산시 공식 인스타그램(@gunsan_official)에 대선 앞두고 올라온 '공무원이 투표 날 듣는 가장 공포스러운 말 Top4는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해당 영상에는 군산시 공보협력과 고향사랑기부계 박 모 주무관이 출연해 선거 시 유의 사항을 유쾌한 연기로 풀어냈다.

박 주무관은 △신분증 미지참 △기표소 내 동반 입장 △투표용지 재발급 요청 △비밀투표 원칙 위반 등의 상황을 가정한 뒤 고통스러워하는 듯한 혼신의 표정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다.

박 주무관은 인기 여새를 몰아 최근 개그우먼 이수지의 '햄부기 랩 ? 섹시푸드(sexy food)' 패러디에 도전했다.



안동시 공식 인스타그램(@andongcity_official)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도 안동시청 한 주무관 또한 같은 컨셉의 '안동푸드 랩' 커버 영상에 출연, 단 하루 만에 조회수 30만 회를 돌파했다.

영상 속 공무원들의 열연에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에 "재미있다", "충주맨을 위협할 정도의 영상", "많은 분의 알고리즘에 떠서 조회수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준비하느라 고생했다. 홍보 효과 대단할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정말 공무원들 근무 환경 많이 힘들어졌다", "저거 어차피 할 사람 뽑아서 잘 걸리면 특진하고 싶은 사람들임", "이러니까 못 버티고 도망가지", "하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위에서 압박 줘서 억지로 시켜지는 경우도 많다", "말단 공무원들 힘내라 진짜 고생한다" 등 동정과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실제 타 지자체 밈 영상들이 화제가 되자 '우리도 해보자'고 시도했다가 막상 해당 콘텐츠가 화제가 되자 공적 노출에 부담을 느껴 삭제한 경우도 있었다.

최근 한 지자체 SNS에 올라온 공무원의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걸그룹 멤버 닮은꼴 공무원'이라고 화제가 됐다. 해당 내용이 보도되자 당사자의 지인은 "당장 삭제하라. 안 그러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해당 지자체 홍보부서에서도 "군청의 정책만 홍보가 되길 바란다. 영상 속 당사자가 부담스러워한다"고 난감해 했다. 지자체 SNS를 널리 홍보하려 올린 영상이 화제 몰이에 성공하자 오히려 화들짝 놀라 콘텐츠를 삭제하는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해당 군청 홍보팀 직원은 "충주시가 정책만 홍보했다면 지금처럼 인기를 끌 수 있었겠느냐"는 기자의 말에 "그렇긴 하다"면서도 "당사자 부모도 딸의 얼굴이 널리 알려지는 걸 부담스러워해 어쩔 수 없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공적 채널에 해당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공무원을 주먹구구식으로 투입시켰다가 부작용을 낳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한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은 해마다 줄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20~34세 청년 가운데 지난 1주간 일반직 공무원(경찰·소방·군무원 포함)을 준비한 인원은 12만9천명으로, 작년보다 3만명 감소했다. 4년 연속 감소세로,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다.

지난달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는 "인재들이 경제적 이유로 공직을 떠나고 있다"며 임금과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정부는 올해 공무원 보수를 3.0% 인상했으나, 누적된 물가 상승과 민간과의 격차를 고려하면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 많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