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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에 '국힘 핵심 관계자'"…최연소 비서관의 '여의도 2년' [인터뷰+]

입력 2025-08-27 19:13   수정 2025-08-27 19:28


2004년생, 단 스무 살. 또래가 대학 새내기 생활을 시작할 무렵 국회 비서관 명함을 꺼내 들었다. 줄 세우기와 낙하산이 판치는 정치판에서 오직 '실력' 하나만 갖고 당대표실까지 입성했다. 최연소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오영택 비서관의 얘기다.

오 비서관을 여의도 무대로 캐스팅한 권영세 의원은 지난 4월 당 청년 조직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희 의원실에도 20대 청년들이 일하고 있고, 그중 1명은 지금 비대위원장실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능력을 펼칠 기회만 주어진다면 청년 할당이나 우대 없이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 요즘 청년들입니다."

'실력으로 인정받은 청년'이라는 새로운 서사를 써 내려간 오 비서관은 의원실 입사 2년 만에 총선, 전당대회, 국정감사, 계엄, 탄핵, 대선, 인사청문회까지 역사의 최전선을 경험했다. 그리고 이제 국회를 떠나, 휴학 중이던 대학교로 돌아간다. 한경닷컴은 27일 오 비서관의 마지막 출근길에 만나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오 비서관과의 일문일답.



▶ 언제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나?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 무렵부터 거의 매일 집회와 시위를 목격하다 보니, 너무 시끄러워서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던 것 같다. 처음에는 '저 사람들은 왜 저러나?' 하는 호기심 정도였지만, 나중에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광장의 민심이 왜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 있는지, 무엇이 저들을 분노하게 했는지 알고 싶었다. 하나씩 공부하다 보니 역사적 배경부터 정치적 역학관계까지 이해하게 됐고, 나름의 철학이 정립됐던 것 같다."

▶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정치권에 들어왔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문재인 정권 내내 나라가 너무 혼란스러웠다. 당시 청년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이 조국 사태와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 검색 요원 정규직 전환) 사태였다면, 우리 청소년들을 분노하게 한 건 정치편향 교사들의 사상 주입 문제였다.

18세 선거권이 도입되면서 교실이 빠르게 정치화됐고, 전교조 교사들의 수업을 빙자한 선동이 이어졌다. 정도의 차이일 뿐 모든 교육 현장이 그랬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텔레비전 너머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직접 겪는 문제가 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때부터 여러 시민단체에서 전교조 반대운동을 했다. 어찌 보면 신(新) 운동권인 셈이다. (웃음)"

▶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유는?

"시민사회에서 아무리 목소리를 내도, 그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느꼈다. 결국 모든 의사결정은 정치를 통해 이루어졌기 때문에, 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정치를 택했다. 마침 당에서 활동해보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던 터라 고심 끝에 입당을 결심했다."



▶ 당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나?

"입당과 동시에 받은 첫 당직은 용산구 대학생위원장이었다. 열심히 해보고 싶어서 지역에 현수막도 걸고 청년들을 모았는데, 거기에 전화번호를 공개해놓은 탓에 매일같이 전화로 쌍욕을 들었다. 처음에는 너무 충격이었다. 생각의 차이가 이토록 비난받아야 할 일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점차 익숙해져서 전화로 욕하는 사람을 설득하기도 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진심으로 공감하며 대화하니 마음을 열더라. 그게 진짜 정치를 처음 경험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당에서도 이런 노력을 좋게 봐주셨는지 입당 3개월 만에 서울시당 대학생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김기현 지도부에서 당 최연소로 인권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 당시 학생인권조례 관련 기자회견이 화제를 모았는데?

"전교조와 조희연 교육감을 잡으러 당에 입당했던 만큼, 학생인권조례는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문제였다. 그런데 다들 반대한다는 입장만 표명할 뿐 왜 폐지돼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구체적인 이유가 제시되지 않으니 의제가 쟁점화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일단 소통관을 빌렸다. 학생인권조례의 당사자 세대인 대학생위원장이자, 여당의 인권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직접 논리를 펼친다면 설득력이 있을 것 같았다.

이때 '인권의 탈을 쓴 교실 파괴 조례'라는 표현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교사에게 '제대로 가르칠 권리'를 보장하고, 학생들에게는 '제대로 배울 의무'를 가르치는 교육적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자는 메시지도 여기저기 인용됐다. 특히 한 광역의회에서 직접 연락해 내 성명문을 참고해도 되겠냐고 묻기도 했었다."



▶ 국회의원 비서관으로는 어떻게 채용됐나?

"22대 총선 패배 이후 당은 초토화 상태였다. 그런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비대위원장이 본인의 궐위로 생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걸 보고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 또 같은 방식으로 지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원희룡 캠프 대변인단에 합류했다. 승산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할 말은 해야 했다. 논평을 낼 때마다 심한 악플이 달렸고, 방송 출연 이후에는 전화번호가 유출돼 문자 협박도 받았다. 더럽고, 치사해서 그만둘 요량으로 전당대회를 치렀다. 결과적으로 이변은 없었고, 내 정치활동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평소 존경하던 권영세 의원께서 일할 기회를 주셔서 의원실에 입사하게 됐다. 국회사무처에 입사 서류를 내러 가니 2004년생이 맞는지 거듭 확인하더라. 여야를 통틀어 가장 어린 보좌진이어서였을까."

▶ 당대표실 발탁 배경과 담당했던 업무는?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당은 또 한 번 큰 위기를 맞았다. 누군가는 이 일을 책임지고 수습해야 했다. 그 자리가 독이 든 성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만류도 있었지만, 권영세 의원께서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고, 당의 변화와 재도약을 위한 역할을 감당하게 됐다. 청년 참모로 나를 대표실에 발탁해준 것 또한 그런 맥락이었다고 생각한다.

당대표실에서는 최고위원회의 메시지 작성에도 참여했고, 각종 국회 정책 세미나와 토론회에서 밝힐 입장들도 도맡아 썼다. 전날 머리를 싸매고 쓴 글들이 집권여당의 공식 입장이 되어 뉴스를 탔고, 내가 만든 문장과 내가 고친 단어들이 비상대책위원장의 메시지가 되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가슴이 뛰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동시에 여의도연구원의 청년정책 프로젝트를 맡아 청년의 삶에 꼭 필요한 의제들을 발굴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나라 곳간을 털어 청년에게 푼돈 쥐여주는 이재명식 청년정책이 아니라, 청년의 일상에 존재하는 실존적 위협을 해결하는 '진짜 청년정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보다 창의적이고, 섬세하게 청년정책을 다각화하려는 당의 노력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지금도 나에게 큰 자부심이다."



▶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금, 당이 변화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

"지금 국민의힘에 가장 필요한 건 단연 '세대교체'다. 6070 기반의 영남당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2030과 수도권에 집중해야 한다. 외부에서 때마다 데려오는 '영입 인재'가 아니라, 당에서 훈련된 '육성 인재'를 전면에 배치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돈과 빽'을 가진 소수가 기회를 독점하는 정당이 아니라, 역량과 자질을 갖춘 주자들이 기회를 얻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품격있는 젊은 보수정당'으로의 변화만이 유일한 살길이다."

▶ 어린 나이에도 정치 현장 최일선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소회는?

"불과 2년 만에 총선, 전당대회, 국정감사, 계엄, 탄핵, 대선, 인사청문회까지 경험했다. 역사의 한복판에서,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바꿔야 할 것보다 지켜야 할 것이 많은 나라라는 사실이다.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는 세력과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 당과 정치인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라 믿는다."

▶ 앞으로의 계획은?

"당분간은 학교로 돌아가 학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키운다)하며 역량을 길러서 당이 나를 필요로 할 때 여의도에 돌아오고 싶다."

△약력
-2023년 국민의힘 입당, 용산구 대학생위원장직 맡으며 정계 입문, 이후 서울시당 대학생위원장, 중앙당 인권위원회 위원
-2024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원희룡 선거캠프 청년대변인, 국회 권영세 의원실 비서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 정책비서관, 제21대 대선 중앙선대위 청년본부 전략기획실 정책자문단장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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