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만 등 글로벌 반도체 회사에 판매를 시작했고 2030년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씨엠티엑스는 반도체 웨이퍼 에칭(식각) 공정에 쓰이는 실리콘전극과 실리콘링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실리콘전극은 플라즈마를 균일하게 형성시켜 웨이퍼 상의 미세 패턴을 정밀하게 식각하는 역할을, 실리콘링은 플라즈마가 웨이퍼 전면에 고르게 분포되도록 제어·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경기도 화성 동탄사무소에서 만난 박성훈 씨엠티엑스 대표는 "실리콘 소재부터 시작해 부품 가공과 재생까지 전 공정을 수직계열화한 국내 회사는 씨엠티엑스가 유일하다"며 "부품 국산화에 이어 소재 안정화까지 오랜 시간과 기술개발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제부터는 성과를 낼 시기"라고 강조했다.
2013년 이 회사를 창업한 박 대표는 사파이어글라스와 반도체 장비를 만들던 우창정밀, 전자상거래 업체 인터파크를 거쳤다. 그는 "반도체 부품 중 사파이어 소재가 아닌 부품을 다 사파이어로 대체해보자는 생각으로 창업했다"며 "2017년 첫 양산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지만 시장규모가 작아 실리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리콘 부품으로 처음 성과를 낸 건 2022년 국내 최대 반도체 회사 S사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서다. 박 대표는 "2022년 181억원에서 2023년 686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한 건 S사에 실리콘링의 한 종류인 특수링을 판매했기 때문"이라며 "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 M사에도 핵심 부품인 실리콘전극과 실리콘링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엠티엑스가 자부하는 건 세계 최대 파운드리 반도체 회사 T사의 품질 테스트를 중간 벤더 없이 통과한 유일한 한국 회사라는 점이다. 박 대표는 "처음 비즈니스 미팅 6개월 뒤 테스트를 시작했는데 주 1회씩 66주가 걸려 총 2년이 소요됐다"며 "올해 약 40억원어치를 T사에 처음 판매키로 했고 내년 연말엔 대만 공장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업공개(IPO)로 마련할 600억원의 자금은 대만 공장과 구미 제3공장 착공에 쓸 계획이다.

이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1600억원, 이 중 1000억원이 수출 물량이다. 최근 3년 동안 이 회사의 수출액은 2~3배씩 급증했다. 박 대표는 수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선정한 올해 3분기 '한국을 빛낸 무역인상'을 받았다.
미래 성장을 주도할 동력으로는 반도체 회사들이 폐기하는 실리콘 부품을 재가공하는 리사이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매년 수백, 수천 톤씩 폐기되는 실리콘 부품을 에칭 세정이라는 전처리 과정을 통해 폴리실리콘으로 만든 뒤 다시 실리콘 부품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며 "테스트에만 1년가량 걸렸는데 제품 성능에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 번 우리 부품을 쓴 기업은 탄소 점수 확보를 위해서라도 재생 부품까지 우리 제품을 쓰게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유럽의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반도체 관세의 타격은 없을까. 박 대표는 "미국 직접 수출 물량은 1억원도 채 안된다"며 "대부분 M사의 싱가포르 글로벌 본부, 대만 지사 등에 판매하기 때문에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기 목표는 '챔버 해결사'다. 반도체 챔버 안의 모든 소모성 부품을 다 잘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는 얘기다. 박 대표는 "씨엠티엑스에 가면 챔버 솔루션은 다 해결된다고 인정받고 싶다"며 "중앙연구소 인력을 6명에서 28명으로 늘리고 장비·시설에 60억가량을 투자한 것도 '챔버 해결사'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교세라'를 목표로 잡았다. 일본 교세라는 100년 넘도록 매년 이익을 내고 있는 세라믹·전자기기 전문회사다. 박 대표는 "기술을 내재화하고 선단기술을 예측해 미리 준비하며 안정된 이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이익률이 높아야 기술투자를 할 수 있고 좋은 인재도 확보하는 선순환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기업가정신은 "실패를 독려하는 것"이다. 박 대표는 "도전하고 실패를 해봐야 그 결과물을 토대로 혁신을 이룰 수 있다"며 "가만히만 있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고 했다.
화성=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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