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HD현대미포와 합병한다. HD현대중공업의 함정 건조 기술을 활용해 HD현대미포의 독(dock·선박건조장)에서 군함과 미국 전략상선(전시에 군용으로 쓸 수 있는 상선 기반의 수송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서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입해 연간 건조량을 1~1.5척에서 20척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HD현대그룹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의결했다고 27일 발표했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오는 12월 출범한다. HD현대미포 주주는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를 배정받는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를 ‘마스가 중심 조선소’로 탈바꿈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보다 크기가 작은 독 4개를 보유한 HD현대미포는 미국 이지스함보다 큰 중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을 만들기 때문에 마스가 전용 조선소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함정을 건조한 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HD현대미포 독에서 함정을 만들 계획”이라며 “HD현대미포의 독 중 2개는 군함 등 방산 전용으로, 나머지 2개는 전략상선 건조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연 1조원 안팎인 방산 분야 매출을 2035년까지 10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한화는 7조원을 필리조선소에 투입해 독 2개와 안벽 3개를 짓고, 40만㎡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를 신설하기로 했다. 단일 프로젝트로는 한화그룹 역사상 최대 투자다. 한화는 필리조선소가 하루빨리 안착할 수 있도록 한화해운을 통해 중형 유조선(MR탱커) 10척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을 발주하는 등 ‘일감’도 줬다. 한화는 향후 필리조선소에서 함정도 건조할 예정이다.
이날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조선업이 미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고 미국 조선업 부활에 기여하는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게 됐다”며 “미국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더불어 도약하는 ‘윈윈’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김우섭/김형규/안시욱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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