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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한계 돌파하는 우회 전략, 해외직판! [이석문의 관세 인사이드]

입력 2025-09-05 11:34   수정 2025-09-05 11:35



관세는 단순히 세금 징수의 문제가 아니다. 무역 구조와 기업의 생존 전략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전통적인 수출-수입 구조에서 중간 유통업체들이 관세와 각종 비용을 전가하면서 우리 중소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직판(D2C)은 이런 중간 단계를 생략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 압박 속에서 국내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들은 전례 없는 생존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과거처럼 국내 유통망이나 기존 거래처에만 의존해선 더 이상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제는 시장을 바꿔야 한다. 전통적인 제조-도매-소매-소비자 구조에 익숙한 우리 중소기업들이 지금 선택해야 할 해법은 내수시장을 넘어 수출, 그것도 해외 현지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해외직판’ 전략이다.

해외직판은 더 이상 대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다. 실제로 전체 수출기업 수에서 중소기업은 95.9%를 차지한다(2024년 기준). 하지만 중소기업의 수출 참여 비율은 0.82% 수준에 그치고 있어 여전히 국내 중소기업의 대부분이 내수에만 머무르고 있다. 수출시장 진입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기존 유통구조의 익숙함과 해외직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발목을 잡고 있다.
품질은 충분하다, 문제는 방식의 전환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강점은 분명하다. 중소 제조기업 대부분이 30~40년 이상 단일 품목을 꾸준히 생산해온 기업들이다. 이는 특정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만한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브랜딩, 마케팅, 고객응대, 물류 등의 해외직판 역량 부족이다.

대구에서 패브릭 날염과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사업(DTP)을 운영하는 S사 대표와 나눈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 한 제품으로 30~40년 사업을 유지한 기업은 적어도 해당 아이템에서는 글로벌 넘버원입니다. 품질경쟁력은 높지만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은 현저히 낮은 편이죠. 해외직판은 유통단계가 생략되면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출이익 측면에서도 통상 5배 정도 유리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표들이 디지털화를 통한 온라인 판매로의 전환을 두려워하고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요.”

5배라는 숫자가 과장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유통단계별 마진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종합몰 vs 자사몰,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해외 진출 방식은 크게 종합몰 입점과 자사몰 구축으로 나뉜다. 종합몰은 시장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고 저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객정보 확보가 어렵고 수수료 부담이 크며 재구매 유도에 한계가 있다.

반면 자사몰은 브랜딩과 충성 고객 확보, 고객 데이터 축적이 가능하며 장기적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자사몰 운영은 종합몰보다 리스크가 높다. 마케팅, 물류, 고객응대까지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만큼 데이터와 고객은 온전히 기업의 자산이 된다. 이는 장기적인 브랜드 파워와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 해외직판 원단 사업에서 중소기업 S사는 T사(해외직판 토털 서비스 제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사몰 기반 해외직판에 성공한 대표 사례다.

S사는 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패브릭에 인쇄하는 주문형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에는 국내 자사몰 중심으로 판매해왔지만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구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사몰 기반 해외직판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T사는 현지법인을 통한 일본 현지 물류, 보세창고, 통관, 반품처리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사몰 해외직판 진입장벽을 낮춰줬다.

S사는 일본어판 자사몰을 운영하고 일본 원어민을 채용했다(고객응대 2명, 마케팅 1명, 포장 2명). 더 흥미로운 것은 디자이너들이 자사 플랫폼에 디자인을 등록하고 구매자들이 해당 디자인의 원단을 구매하면 라이선스 10%를 디자이너에게 주는 방식으로 현지 고객 신뢰를 빠르게 확보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S사는 자사몰 기반 해외직판을 통해 기존 수출보다 3~5배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이뤘다. 이는 해외직판 전환이 단순한 판로 변경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로의 진입임을 보여준다.
성공을 위한 3대 핵심 전략

해외직판을 준비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세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현지화가 필수다. 현지 언어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결제, 배송, 고객응대 등 전 과정을 해외 현지화해야 한다. 단순히 번역 수준이 아니라 현지 문화와 소비 패턴을 이해한 진정한 현지화가 중요하다.

둘째, 광고 투자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품질이 아무리 우수해도 알리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 구글 검색어 광고만 제대로 해도 매출 증가를 체감할 수 있다.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광고비를 비용으로 생각하는데 이를 투자 관점으로 바꿔야 한다.

셋째, 협업을 통한 역량 보완이다. 해외직판 역량이 부족한 부분은 해외직판 대행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빠르게 보완해야 한다. 모든 것을 혼자 하려고 하면 오히려 늦어질 수 있다.

정부의 해외직판 활성화 정책 절실


지금은 수출의 양적 확대보다 구조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수에 머무르는 우리 중소기업이 품질력과 해외직판 모델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하려면 이제는 자사몰 기반의 해외직판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정부 역시 변화하는 수출 전략에 발맞춰 중소기업의 해외직판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사몰 플랫폼 구축비 지원과 현지법인 설립 컨설팅을 통해 초기 진입 부담을 줄여야 한다. 또한 해외 마케팅 광고비 지원으로 중소기업들이 현지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특히 디지털전환이 어려운 고령층 대표에게는 2030 디지털 인재와의 협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중소기업들이 해외직판에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다.
이제는 직접 팔아야 할 때

해외직판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그것은 생존을 위한 유통구조 혁신이자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다. 품질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는 두려움을 넘고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는 실행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S사와 T사의 협업 사례처럼 해외직판 플랫폼 기업인 T사가 명함, 공기간판 등 이미 30여 개 제품을 해외직판으로 성공시킨 사례들은 중소기업도 자사몰 기반 해외직판으로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다는 명확한 증거다.

이제는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브랜드를 키우고, 고객을 확보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자사몰 중심의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관세 효율성까지 고려한다면 해외직판의 경쟁력은 더욱 명확해진다. 지금은 실행의 시간이다.

이석문 관세무역전략연구원 원장 (전 서울세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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