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8.62
(8.70
0.21%)
코스닥
915.20
(4.36
0.4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단독] 반포 4500억 실버타운 개발 또 좌초 위기…계약 직전 분할 매각 논란

입력 2025-08-29 15:07   수정 2025-08-31 17:16

이 기사는 08월 29일 15: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반포동 옛 쉐라톤 팔레스 호텔 부지 개발 사업이 또다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매도인인 부동산 개발사 더랜드가 본계약 체결 전 사업지 핵심 토지를 별도 법인에 넘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수자로 나선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폴캐피탈코리아가 반발하고 있어서다. 이미 수백억원대의 계약금이 오간 가운데 인수자 측은 매각된 토지를 되찾기 위해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더랜드의 자금 조달 실패로 5년 가까이 방치된 ‘강남 금싸라기 땅’이 공매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주단, 수천억원대 손실 우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폴캐피탈코리아는 지난 6월 말 옛 쉐라톤 팔레스 호텔 부지(대지면적 8953㎡)를 약 4500억원에 매입하기 위해 신한자산신탁에 조건부 계약금 명목으로 225억원(매매가의 5%)을 지급했다. 해당 부지는 대주단의 담보 자산으로 신탁사 명의로 관리돼 왔기 때문에 땅 소유주인 더랜드가 아닌 신탁사에 조건부 계약금을 지급한 것이다.

폴캐피탈코리아는 해당 부지를 인수해 지하 4층~지상 35층 2개 동, 총 73가구 규모의 최고급 실버타운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과의 협업 계획을 내세워 투자자 모집에도 나섰다.

하지만 이달 등기부등본 확인 과정에서 사업지 중앙에 위치한 서초구 소유 도로부지(약 270㎡)가 별도 법인으로 넘어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매도인인 더랜드가 조건부 계약금이 오고 가고 닷새 후인 7월 4일 해당 부지를 매입한 뒤, 자신들이 세운 별도 법인으로 소유권을 이전한 것이다. 전체 부지 개발을 전제로 더랜드가 도로 등 일부 국가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폴캐피탈코리아는 실사 과정에서 해당 도로부지가 있다는 점을 알았고, 당시 더랜드는 서초구에 해당 부지 인수를 위한 계약금만 내고 잔금을 치르지 못한 상태였다. 폴캐피탈 측은 "이후에 더랜드 대신 잔금을 내고 도로부지의 소유권을 승계받는 조건이었다"고 주장했다.

폴캐피탈코리아는 사업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더랜드로부터 해당 부지를 웃돈을 주고 사거나, 공동 개발 협상에 나서야 하는 처지가 됐다. 폴캐피탈 측은 "필수 부지가 더랜드의 별도 법인으로 넘어간 사실을 (매도자 측이) 알리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주단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작년 8월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이후 원리금과 이자 상환이 끊겨 이미 수백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대주단은 한국투자증권을 대표로 이지스자산운용·현대해상·부림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17곳 안팎의 금융기관으로 구성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4500억원 안팎의 거래가 성사될 수 있었던 부지가 공매에 나오면 절반 이하 가격에 낙찰될 수 있다"며 "대주단에 참여한 수많은 금융기관이 수천억원대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나비효과'된 한미사이언스 투자 철회
더랜드는 2020년 서주산업개발로부터 해당 부지를 브릿지롯으로 3500억원에 매입해 하이엔드 주거시설 '더팰리스73'으로 개발할 계획이었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고,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자로 참여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 과정에서 분양 부진으로 자금 조달이 무산되면서 건물 철거 후 부지가 방치돼 왔다.

대주단은 더랜드로는 사업 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올해 상반기 폴캐피탈코리아를 부지 인수자로 낙점했다. 당초 폴캐피탈코리아는 메리츠증권, 한미사이언스, 유도그룹과 함께 초기 출자금 400억원을 마중물 삼아 사업을 정상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6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한미사이언스가 투자 철회 의사를 밝힌 게 변수가 됐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6월 첫째주 열린 이사회에서 해당 투자 건을 승인했지만, 다음 영업일날 다시 이사회를 열어 돌연 해당 투자 건을 부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폴캐피탈코리아는 가까스로 자금을 마련해 다시 사업지 인수에 나섰지만, 이번엔 서초구 부지를 두고 법정 싸움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랜드 측은 “서초구 부지 매입은 임의 처분이 아닌 일괄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전 절차”라며 “대주단에도 해당 사안에 대해 고지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를 매수예정자에게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덧붙였다.

최다은/민경진 기자 max@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