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강릉의 극심한 가뭄 사태로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전국 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소방청은 31일 강릉 강북 공설운장에 물탱크차 50대와 급배수지원차 1대를 집결시켜 긴급 급수 지원에 나섰다.
최악의 가뭄으로 사실상 식수 공급이 끊기다시피 한 강릉은 정부의 재난사태 선포와 함께 전국 단위 소방동원령이 내려졌다. 강릉 도심 곳곳에 소방차가 주둔하며 식수 공급 작전에 나서는 모습은 재난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강릉은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서 제한급수가 본격화된 상태다. 하루 1000원꼴 수도를 쓰던 시민들은 이제 물 한 병에도 신경을 곤두세운다. 시는 계량기의 75%를 잠그며 물 사용을 제한하고 있고, 농업용수 공급도 전면 중단됐다.
강릉 포남동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 씨(65)는 “운동장에 소방차가 줄지어 서 있는 걸 보고 순간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태어나서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 물 걱정을 이렇게 하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소방청은 이날부터 동원된 물탱크차를 활용해 주요 생활거점과 급수 취약지에 순환 공급을 시작했다. 주민들은 지정 급수 지점에서 생수를 받아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역적 가뭄이 아니라 기후변화가 불러온 구조적 위기임을 강조한다. 한국환경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극한 가뭄이 3년 이상 이어지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장기 대응책 마련을 주문했다.
정부는 전날 강릉 현장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국지자체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여유가 있는 지자체가 공동체 의식을 갖고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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