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 김정원 헌재 사무처장(60·사법연수원 19기·사진) 퇴임식장은 그와 13년을 함께한 동료들의 발걸음으로 가득했다.단상에 선 김 사무처장은 “1987년 헌법이 개정돼 헌재가 생겼고, 1990년대 헌재에서 기념비적인 형사 소송 관련 판례들이 나온 덕에 석사 학위를 받았다”며 “13년 전 이곳에 왔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는데, 여기 계신 분들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멈춘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미력하게나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좌중에선 따뜻한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1983년 서울 용산고와 1987년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전주지법 판사로 첫발을 내딘 그는 서울중앙지법·북부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2012년 8월 헌재 선임부장연구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8년 수석부장연구관, 2019년 사무차장을 거쳐 지난해 2월 헌법연구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사무처장에 올랐다.
그는 재임 기간 헌정사의 굵직한 사건과 함께했다. 대통령 탄핵심판, 헌정 사상 최초의 법관·국무위원·검사 탄핵, 아시아 최초 기후변화 헌법소원까지 국민적 관심이 쏠린 중대 사건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묵묵히 뒷받침했다. 또 아시아헌법재판소연합(AACC)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인력 확충과 청사 신축 사업을 통해 헌재 토대를 다지는 데 공을 들였다.
후임에는 손인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58·28기)가 내정됐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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