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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인재 절실한데…"한국어 모르면 프로젝트도 못해요"

입력 2025-09-01 17:27   수정 2025-09-02 02:00


한국이 ‘인재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우수 외국인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공감대다. 하지만 대다수가 학위를 마치면 모국으로 돌아가거나 취업, 연구를 위해 미국, 유럽 등으로 향한다. 열악한 취업 환경과 연구 생태계, 폐쇄적인 사회 분위기 때문에 해외 인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서울대에 재학 중이거나 최근 졸업한 베트남 유학생 4명을 만나 이들이 한국에서 공부하며 느낀 점을 들어봤다. 하이퐁의약대 출신으로 의과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레티투이린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국의 진단키트 등이 세계로 수출되는 것에 매료돼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예전엔 일본 등으로 유학을 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한국 기업과 정부, 대학의 장학금 지원 등 각종 혜택이 늘어나 한국을 찾는 베트남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 와서 겪는 어려움도 많다. 하노이과학기술대 출신으로 기계공학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브엉띠엔중은 항공기 엔진 제조 기술을 연구한다. 그가 현업에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두 가지다. 브엉띠엔중은 “정부나 한국 기업으로부터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수주할 때 연구제안서는 물론 프레젠테이션까지 한국어로 작성해야 한다”며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은 참여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의 연구 분야가 방위산업 부문에 속해 있어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했다. 그는 박사 과정을 마친 후 항공기 엔진 분야 강국인 유럽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평소 미용산업에 관심이 많던 응우옌응언장은 의료기기산업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마친 후 다음주부터 한국 의료 기기 회사로 출근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외국인 직원은 그를 포함해 단 두 명. 그는 “한국에서 임금도 높고, 환경도 좋은 직장을 선택하고 싶지만 외국인에게는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컴퓨터공학부에서 학사를 마치고 석사 과정에 지원한 르엉도응옥민은 “한국 대기업 두 곳에서 인턴 근무를 할 때 배타적인 분위기 때문에 적응하기 어려웠다”며 “석사 과정을 마치면 외국인에 대한 인식이 더 긍정적이고, 열려 있는 나라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세계 인재 순위 2024’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인재 풀 활용도에 점수를 매기는 ‘매력도’ 측면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47.86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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