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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67층으로 돌아왔다"…삼성전자 개미들 '비명' [분석+]

입력 2025-09-02 08:25   수정 2025-09-02 08:29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 과정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유탄을 맞았다.

미 정부의 규제로 중국 내 사업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동시에 중국의 자체 인공지능(AI) 칩 개발로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직전일 대비 4.83% 내린 25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25만원대로 내려온 건 지난달 25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 주가도 3.01% 떨어진 6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 '67층'(6만7000원대)은 지난 7월로 회귀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국내 반도체 칩 제조사들의 주가 하락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제조 경쟁 사이에서 '새우 등 터진 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 등 주요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시설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경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중국법인과 SK하이닉스 중국법인에 부여된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지위를 철회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이들 기업은 VEU 제도에 따라 일일이 장비 반입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됐다. VEU 제도는 미 상무부가 사전에 승인한 기업에 지정된 품목을 수출해도 된다는 일종의 포괄적 허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은 이미 VEU 명단에 들어있어 장비 목록만 추가하면 공급에 문제가 없었다.

VEU 지위가 철회되면 기업들은 건별로 미국 상무부의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는 120일의 유예기간이 적용된다. 따라서 내년 초부터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공장에 장비를 들일 때마다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실제 미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1000건의 수출 허가 신청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 내 생산이 위축되는 결과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바이든 정부 때인 2022년 10월에도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VEU 철회는 실질적인 제한 조치라기보다는 미국의 전략적 압박 카드라고 판단한다"며 "메모리 공급 제약은 결국 미국 기업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 2기 출범 후 중국 제재가 강화되면서 국내 메모리 밸류체인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그러나 이미 수십년 간 공급망이 전 세계로 분산돼 미국 주도로 이를 재편하기 쉽지 않아 단기 영향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칩을 공급받았던 중국 기업이 자체 조달 시도에 나선 것도 주가 발목을 잡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는 엔비디아의 쿠바(CUDA) 플랫폼과 호환 가능한 AI 전용 맞춤형 반도체(ASIC) 칩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칩은 중국 내에서 생산되며 AI 추론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알리바바는 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였으나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칩을 자체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억눌렸다.

알리바바 외에 다른 중국 기술기업도 엔비디아의 H20 칩을 대체할 제품의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투자 심리는 싸늘하게 식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AI 칩 산업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주가는 3% 넘게 떨어졌다.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낙폭이 3%를 넘었다. TSMC, ASML, AMD, Arm, 램리서치,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은 모두 3%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달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등 공급업체에 중국 수출용 H20 칩 관련 부품 생산의 중단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상대로 H20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구글, 아마존, MS 등도 자체 칩을 개발 중이지만 엔비디아의 기술적 메리트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알리바바가 CUDA와 호환되는 칩을 개발한다는 것은 결국 엔비디아 생태계에 머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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