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무기를 대거 공개했다. 상당수가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 체인저’급 무기였다. 미국 등 서방을 정조준한 ‘첨단 무기 박람회’라는 분석이 나왔다.

가장 주목받은 건 첨단 미사일이었다. 중국은 전 세계를 사정권으로 하는 핵 탑재 미사일 둥펑(東風·DF)-5C를 처음 공개했다. 기존 DF-5B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DF-5C는 액체 연료를 사용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신형 ICBM DF-61도 첫선을 보였다. 기존 DF-41보다 사거리와 탄두 수가 늘어난 차세대 다탄두 ICBM으로 추정된다. 사거리 1만5000㎞에 최대 10개의 다탄두(MIRV)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미국 괌 기지를 타격할 수 있어 ‘괌 킬러’로 불리는 DF-26의 개량형 DF-26D도 등장했다. DF-26D의 최대 사거리는 5000㎞ 정도다. ‘제2도련선’(미국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해상 방어선)인 괌까지 도달할 수 있다. 주일 미군기지나 필리핀해를 타격하는 데도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F 계열뿐만 아니라 미 항공모함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는 잉지(鷹擊·YJ)-21 극초음속 미사일 등 YJ 계열 미사일도 모습을 드러냈다. CCTV는 “YJ-21 공중발사형은 적 방공망 바깥에서 발사돼 요격 체계를 관통하고 표적을 파괴한다”고 소개했다. 이 미사일은 마하 10 전후의 극초음속으로 이동해 항모 같은 대형함을 타격할 수 있다. 미 해군이 두려워하는 중국의 ‘항모 킬러’로 거론된다.
미국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3 등 JL 계열 미사일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사거리는 최대 1만㎞로 추정된다. 중국의 차세대 핵잠수함에 탑재될 전망이다. 공중 발사 장거리 미사일인 JL-1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개된 DF-61, JL-1, JL-3는 각각 육해공에서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중국이 ‘전략적 핵 3축 체계’를 구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열병식은 미국을 향한 군사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본토에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대거 추가됐기 때문이다. DF-26D와 DF-17은 미군의 괌 기지와 사드 방어망을 직접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DF-61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ICBM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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