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치솟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하자 금세 하락했다. 지난달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고점 대비 8%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공개될 때마다 기준금리 전망이 바뀌는 분위기다. 오는 17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널뛰기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8월 14일 미국 노동부가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PPI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3.3%)이 전문가 예상치인 2.5%를 크게 웃돌면서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된 탓이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1주일간 내리막을 타며 8월 20일 1억5717만원까지 주저앉았다.그 후 비트코인 가격은 미 기준금리 전망의 변화에 따라 큰 폭으로 오르내렸다. 8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9시 10만9725달러에서 거래되다 6시간 후인 23일 오전 3시엔 11만7412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도 1억5000만원대에서 1억6000만원대로 단번에 치솟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이날 잭슨홀 미팅에서 고용지표가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해서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은 겉보기에는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수요와 공급이 모두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나타난 특이한 종류의 균형”이라며 “이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은 고용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대규모 해고와 실업률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의 변화는 우리가 정책기조를 조정할 필요성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잭슨홀 미팅을 계기로 급등한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약세로 돌아선 이유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7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이 전년 동기보다 3%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 것이다.
암호화폐업계는 Fed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정하는 9월 17일까지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락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4일 발표되는 미국 고용보고서와 11일 공개될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JP모간은 비트코인이 금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다고 평가해 주목받았다. 비트코인 가격의 변동성은 일반적으로 금의 3~6배 수준인데, 최근 2배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게 JP모간의 설명이다. JP모간은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올해 초 60%에서 현재 약 30%로 떨어졌다”며 “역대 최저수준이기 때문에 기관투자가들에 더 매력적인 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과 비교하면 저평가돼있어 상승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이 지금보다 13% 정도 증가해야 적정하다고 봤다.
TGA는 미국 재무부가 Fed에 보관하는 계좌로 세금을 걷고 예산을 집행하는 데 사용된다. TGA 잔금의 증가는 미국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걷거나 국채를 많이 발행해 그만큼 시중 유동성을 흡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인데스크는 “지난 7월 말 3200억달러였던 TGA 잔액이 현재 5000억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며 “향후 TGA가 건전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재무부가 5000억~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새로 발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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