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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끊이지 않는 건설현장…'중대재해법' 이대로 괜찮나 [분석+]

입력 2025-09-05 14:01   수정 2025-09-05 14:02


건설 현장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점검을 거듭하는데도 말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됐지만 사고가 이어지면서 법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법 시행 자체만으로도 업계 전반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안전 최우선' 기조가 자리를 잡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GS건설이 짓는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계리버뷰자이' 공사 현장에서 건물 외벽에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50대 중국인 근로자 A씨가 추락했다. 그는 철골구조물에 깔린 채로 발견됐는데, 작업 중이던 거푸집과 함께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근로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지난달에도 사고가 있었다. 지난달 8일 DL건설이 짓는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에 있는 '장암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현장에서도 50대 근로자 B씨가 6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외벽에 설치된 추락 방지용 그물망을 해체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고 직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선 잇달아 사고가 났다. △7월 경남 함양~울산 고속도로 건설현장 기계 끼임 사망사고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 공사 감전사고 △4월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 사망 사고·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 사망사고 △1월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사고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던 현장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 서울~세종고속도로를 잇는 다리를 건설하는 현장에서 슬라브가 교각 아래로 떨어졌다. 근로자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당했다. 3월엔 경기 평택시 공동주택 공사 현장에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건설 현장 사고를 막아보기 위해 3년째 시행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있음에도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업무상 사고·질병 등을 합친 산업 현장 재해자는 지난해 14만2771명이었다. 2018년 이후 최대치다. 법 통과 직전인 2020년(10만8379명)과 유예기간이던 2021년(12만2713명)과 비교해도 증가했다.

사망자 수에도 큰 변화는 없다. 2022년 2223명이었는데 2023년 2016명으로 줄었다가 2024년 2098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유예기간이던 2021년(2080명)과 비교하면 오히려 늘었다.

입법조사처는 "통계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재해자가 늘었고, 사망자 수는 변화가 없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법안의 입법 효과가 부분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법안이 처리될 당시 졸속 입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법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재명 대통령도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법이 적용되는 사고와 재해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징벌 배상을 하게 돼 있는데, 징벌 배상을 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처벌 대상을 넓히면 반발이 심할 거 같고, 징벌 배상의 범위를 좀 넓히는 것은 어떤가"라고 말했다.

이어 "중대재해 발생 시 추락방지시설 (설치) 비용 곱하기 몇 배, 매출의 몇 배(로 징벌 배상을 청구할지) 그런 검토를 해보라"며 "형사처벌보다 과징금이 훨씬 효과가 있다. 벌금으로 해봤자 300만원, 500만원인데 지금은 제재가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법안이라고 한다 해도 업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만큼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건설사마다 안전 관련 총책임자를 두고 안전 체계를 만드는 등 건설 현장 안전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년 전만 해도 현장 작업 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음주 측정을 하는 등의 모습은 대형사에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현장에서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며 "안전 강화 움직임으로 현장의 공사 기간과 비용은 늘어날 수 있겠지만 더 안전한 현장을 만드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안전' 자체는 타협이 불가능한 요소이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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