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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훈 케이던스 대표 "AI 기반 시뮬레이션툴로 HBM4 16단 개발 지원"

입력 2025-09-07 11:00   수정 2025-09-07 11:25


"삼성전자가 일본 소니를 제칠 수 있었던 건 디지털 시대에 빠르게 적응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인공지능(AI)을 가장 잘 쓰는 나라가 되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을 겁니다."

서병훈 케이던스코리아 대표(사진)는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개발에서 AI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케이던스는 반도체 설계·검증에 필수적인 전자자동화설계(EDA) 소프트웨어(SW)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120억달러(약 17조원)로 추산되는 글로벌 EDA 시장을 시놉시스, 지멘스와 삼분하고 있다. 서 대표는 30년간 삼성전자에 근무하며 기업설명(IR) 팀장(부사장) 등을 역임한 정통 삼성맨으로 케이던스코리아엔 지난 1월 합류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AI의 중요성이 커지는 건 칩에 고성능이 요구되면서 설계가 복잡해지고 있어서다. 케이던스는 AI를 EDA SW에 통합해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설계 시간을 단축하도록 돕고 있다. 서 대표는 "AI 시대 칩 설계도가 10배 이상 복잡해졌지만, 인력이 10배 증가한 건 아니다"며 "AI가 탑재된 케이던스의 EDA를 활용하면 엔지니어들은 시간을 아끼면서 고성능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3차원(3D) 패키징이다. AI 시대를 맞아 고성능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여러 칩을 수직으로 잘 쌓고 연결해 최고의 성능을 끌어내는 3D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이를 프로세서와 패키징해 만드는 'AI 가속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 대표는 "과거 EDA는 칩 하나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줬다면 요즘엔 전체 패키지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케이던스는 단품 칩 설계 지원을 넘어 HBM과 3D 패키징 관련해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케이던스는 EDA에서 쌓은 노하우를 AI와 결합해 시뮬레이션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현실과 같은 가상 공간인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반도체 성능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가동, 비행기 운항, 신약 개발 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SW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는 현재 차세대 HBM 관련 시뮬레이션 SW도 공동 개발 중이다. 서 대표는 "고객사 요청으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4) 16단 개발 단계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발열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SW를 함께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널리 쓰이는 5세대 HBM(HBM 3E)은 D램을 8층, 또는 12층으로 쌓아 만든다. 내년 출시 예정인 HBM 4부터는 D램을 16층으로 올린다. 그만큼 설계가 복잡해지고 열 방출에 문제점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고 싶은 고객사들이 케이던스에 SW 개발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서 대표는 "EDA의 적기 공급 없이는 반도체 산업도 발전할 수 없다"며 "고객의 요구를 케이던스 본사에 잘 매칭시켜서 한국 기업의 반도체 역량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인력 육성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서 대표는 "우수한 공학도가 반도체 SW에 관심을 갖는 건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며 "글로벌 R&D 역량을 활용해 현재 270명 수준의 한국 법인 직원 수를 늘리고 고객 지원을 강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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