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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SPC에 얽힌 돌려막기식 '차입 경영'[그늘진 리딩증권 지배구조①]

입력 2025-09-16 08:42   수정 2025-09-17 10:01

이 기사는 09월 16일 08: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리딩투자증권이 경영진 인수(MBO) 방식으로 주인이 바뀐지 10년차를 맞이했다. 국내 증권업계 최초로 MBO로 임직원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그러나 주요 주주들의 자금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차입과 담보에 의존하며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기형적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 신뢰 확보와 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어려운 지배구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리딩투자증권 최대주주인 씨케이케이파트너스와 특수관계인인 SPC들은 지난해 지분 매입 및 상환 과정에서 서로 보증을 서며 자금을 돌려막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2016년 MBO 방식으로 주인이 바뀌었을 당시 김충호 전 리딩투자증권 부사장을 포함한 리딩투자증권 임직원들이 만든 씨케이케이파트너스가 지분 약 30%를 인수했다.

씨케이케이파트너스는 리딩투자증권 임직원이 설립한 유한회사로, 최대주주는 지분 약 60% 보유한 케이엘이스테이트다. 케이엘이스테이트 최대주주가 김충호 총괄부회장이다.

증권업계 첫 MBO로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사업 정상화 및 확장 과정에서 외부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지배구조 불안정성이 불거졌다. 2020년 추진한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대거 발생하자, 리딩투자증권 출신 임직원이 세운 사모펀드(PEF)인 드림PE가 5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떠안는 식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리딩투자증권 출신이 의기투합한 모양새였으나 동거 기간이 오래가진 못했다. 지난해 초 드림PE가 리딩투자증권에 RCPS 상환을 요구하면서 리딩투자증권 지배구조는 또 한 차례 변화를 맞이했다. 비슷한 시기에 씨케이케이파트너스를 설립할 때 참여한 출자자 역시 씨케이케이파트너스에 투자금 회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투자자는 금리 인상으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조기 회수에 나섰다.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씨케이케이파트너스가 찾은 건 특수목적회사(SPC)를 활용한 자금 돌려막기다.

드림PE 등이 사라진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엘디에스이씨’와 ‘엘디에스파트너스’라는 SPC가 새로 등장했다. 엘디에스이씨가 씨케이케이파트너스 지분 25%를 매입해 씨케이케이파트너스 2대 주주가 됐다. 엘디에스파트너스는 드림PE의 RCPS 지분 23.6%를 인수해 리딩투자증권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SPC의 지분 매입 자금은 사실상 씨케이케이파트너스를 통해 마련됐다. 씨케이케이파트너스는 엘디에스이씨에 약 80억원을, 엘디에스파트너스에는 약 265억원을 대출해줬다. 엘디에스파트너스가 설립 직후 발행한 26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는 씨케이케이파트너스가 보증까지 섰다.

정작 씨케이케이파트너스가 SPC들에 빌려준 자금도 외부 차입으로 마련됐다. 씨케이케이파트너스는 자신이 보유한 리딩투자증권 지분 일부와 엘디에스파트너스가 인수한 RCPS 등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420억원을 빌렸다.

씨케이케이파트너스가 빌려준 돈으로 매입한 RCPS를 엘디에스파트너스가 다시 씨케이케이파트너스의 대출에 담보로 내준 것이다. 씨케이케이파트너스와 SPC가 리딩투자증권 지분 등을 갖고 서로 보증을 서주는 식으로 자금 돌려막기에 성공한 셈이다. 해당 SPC들이 독립적인 투자 주체라기보다 회사 차원의 지배구조 유지 장치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이런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씨케이케이파트너스가 금융권에서 빌린 420억원 대출 금리는 연 7.8%에 달한다. SPC들에 빌려준 대출금리는 각 4.6%, 6.5%다. 씨케이케이파트너스가 SPC 자금부담을 고려해 비싸게 빌린 돈을 저리에 빌려준 만큼 지속적으로 현금 유출이 불가피하다. 금리 차를 고려하면 리딩투자증권이 연간 씨케이케이파트너스에 지급하는 배당금 대부분이 대출 금리에 납부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관계자는 "리딩투자증권 사례는 증권사가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뿐 아니라, 지배구조 안정성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부 차입과 SPC에 의존한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경영권 유지가 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자 신뢰와 회사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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