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가 있어도 사실상 ‘시간 벌기’에 불과한 교모세포종(GBM) 치료제 개발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들이 새로운 모달리티 및 병용요법으로 접근법을 다각화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머크(MSD), 로슈 등이 임상개발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네오이뮨텍과 에임드바이오, 다원메닥스 등이 난공불락의 암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처럼 완치가 어려운 이유로는 △강력한 뇌혈관장벽(BBB) △이질적이고 침윤적인 종양 특성 △종양 미세환경의 면역억제 기전 때문이 꼽힌다. 환자 수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신약 개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FDA나 EMA에서 교모세포종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면역관문억제제는 아직 없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과 이필리무맙(여보이) 병용으로 다수의 2상 임상을 진행했다. 니볼루맙 단독요법이 주요 연구에서는 반응률이 10% 내외에 그쳤다. 일부 환자에서 장기 생존 사례가 나오긴 했으나 유효성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머크(MSD)는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을 방사선, IL-7 제제, 항암백신 등과 결합하는 임상을 다수 등록했다. 2상 연구 결과, 단독투여 대비 병용 시 일부 환자군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이 개선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로슈는 아테졸리주맙(티쎈트릭)과 항암백신을 결합한 초기 임상에서 안전성을 확인했고, 후속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해외 바이오텍인 노스웨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는 자가 종양 용해물 기반 수지상세포 백신 ‘DCVax-L’의 임상 3상에서 생존기간 연장 신호를 포착했다. 이뮤니티바이오는 인터루킨-15(IL-15) 작용제 ‘ANKTIVA’를 다중 병용전략에 활용하며 교모세포종에 적용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회사 / 기관 주요 후보물질 / 조합 기전·특징 임상 단계 / 현황 비고 Bristol Myers Squibb (BMS) Nivolumab (PD-1) + Ipilimumab (CTLA-4) 이중 면역관문억제 조합 다수 임상 2상 (재발 GBM) 반응률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빅파마 대표 조합 Merck (MSD) Pembrolizumab (Keytruda) 단독 및 병용 PD-1 억제제 임상 2상 다수 백신, IL-7, 방사선 병용 시도. 국내 NT-I7과도 병용 Roche / Genentech Atezolizumab (Tecentriq) 병용 PD-L1 억제 초기 임상 연구 항암백신·방사선과 조합 Celldex (과거) Rindopepimut (EGFRvIII 백신) + ICI EGFRvIII 변이 백신 + ICI 연구자주도 임상 일부 단독 개발은 중단, 병용 연구 유지 ImmunityBio ANKTIVA® IL-15 작용제 Pilot Study (임상 1상) 항암제 없는 다중 모달리티 병용요법 Northwest Biotherapeutics DCVax-L 자가 종양 용해물 로딩 수지상세포 백신 임상 3상 면역 시스템 훈련을 통한 종양 특이적 반응 유도 AbbVie Depatux-M 항체약물접합체 (ADC) 임상시험 중단 일부 생존 개선 시그널 있었으나 개발 중단
(표1) 다양한 방식으로 교모세포종 치료제 개발에 나선 다국적제약사들. 자료 : 네오이뮨텍 정리
네오이뮨텍은 미국 메이오클리닉에서 키트루다와 병용하는 임상 2상(NCT05465954)을 진행 중이다. 1차 평가변수는 9개월 시점 생존율이며, 이는 기존 치료제들이 평균 6~8개월에 머물던 성적을 얼마나 뛰어넘을 수 있을지 확인하는 지표다. NT-I7은 2022년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
기존 임상 데이터에서는 NT-I7 투여 후 환자의 T세포 수가 장기간 증가했고, 특히 림프구 감소증 환자군에서 두드러진 회복 효과가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NT-I7은 반감기를 연장한 융합단백질로서 장기 면역 반응을 가능하게 하는 점이 강점”이라며 “교모세포종을 비롯해 면역억제 환경이 강한 암종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오이뮨텍 외에도 국내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고 있다. 에임드바이오는 지아이이노베이션과 협력해 FGFR3-TACC3 변이 환자를 겨냥한 ADC ‘AMB-302’와 T세포 활성 융합단백질 ‘GI-102’ 병용 전략을 준비 중이다. 전임상에서 잠재력을 탐색중에 있다. FDA로부터 악성 교모세포종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기도 했다.
다원메닥스는 길병원과 공동으로 BNCT(붕소중성자포획치료) 임상을 추진한다. 환자에게 붕소화합물을 투여한 뒤 중성자를 조사해 종양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내년 다기관 2상을 계획 중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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