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가 사극을 중심으로 영상 제작과 실감 콘텐츠 산업 육성에 본격 나섰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글로벌 흥행 이후 사극 장르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사극 촬영 세트장이 밀집한 경북 문경 지역에서 영화·드라마 제작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9일 경상북도와 문경시에 따르면 문경새재·가은·마성·쌍용양회 등 4개 세트장에서 촬영한 영화와 드라마는 2021년 32편, 255회에서 지난해 52편, 479회로 크게 증가했다. ‘케데헌’ 열풍 이후 문경에서 촬영한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최근 공개된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지난 2~5월 문경새재와 가은 세트장에서 촬영됐다.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발표한 글로벌 비영어 TV쇼 부문 톱10에 진입했다. 93개국에서 톱10, 42개국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방영 첫 주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8000만 회를 넘어섰다.
경상북도와 문경시는 경북의 산업유산이자 새로운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는 옛 쌍용양회 부지에 지난 5일 문경버추얼스튜디오를 개관했다. 문경버추얼스튜디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상북도가 총 150억원을 들여 구축한 공공 버추얼스튜디오로 국내 최대 규모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가로 43m, 높이 6m의 J자형 LED(발광다이오드) 벽과 자동제어 LED 천장(12m×12m), 이동형 LED 패널 2대(5m×5m) 등 첨단 장비를 갖춰 영화·드라마·예능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자유로운 연출이 가능하다.
문경새재·마성·가은 오픈세트장, 쌍용양회 옛 공장과 안동호 해상 촬영장 등을 갖춘 경상북도는 버추얼스튜티오를 통해 날씨와 계절에 얽매이지 않고 365일 촬영이 가능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문경과 경북이 사극 등 K콘텐츠 전문 촬영지로 특화하면서 글로벌 제작사의 제작 유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수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은 “여러 도시가 시설 경쟁을 벌이면 또다시 경쟁에서 밀릴 수 있지만, 문경은 3개의 사극 세트장을 갖춘 데다 버추얼스튜디오에서는 사극용 배경 데이터를 600개나 보유하고 있는 등 K콘텐츠 제작을 위한 명소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국내 버추얼스튜디오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는 데다 이용비용도 많이 들어 지역 중소 미디어·제작사의 접근이 제한적”이라며 “후반 작업 역량을 고도화하고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혁신적 제작 기술을 접목해 문경과 경북을 K콘텐츠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문경=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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