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두 지수의 수익률 격차가 다음달까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증시 상승이 실적 개선보다는 유동성 확대에 기반한 만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책 수혜를 볼 수 있고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는 배당주로 투자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9.90%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증권가가 추정한 올해 3, 4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각각 3.51%, 3.97% 감소했다.
조창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9월 들어 보험과 증권 업종이 각각 8.5%, 7.8% 상승하는 등 고배당 업종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며 “최근 증시 반등은 실적이 아니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주도하는 불안한 상승인 만큼 배당주의 상대적 매력이 돋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9~10월이 배당주의 계절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016년 이후 배당수익률 상위 20% 종목은 9월과 10월에 코스피지수보다 각각 펑균 1.9%, 2.5%포인트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업의 배당 규모가 확정되는 연말을 앞두고 사전에 매수하려는 수요가 몰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이달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이 확정되면 배당주 투자 매력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지금이 배당주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적기”라고 조언하고 있다.
배당주 펀드 가운데서도 대형 고배당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ETF에 자금이 집중됐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고배당주’에는 최근 3개월간 5952억원이 몰렸다. ‘TIGER코리아배당다우존스’와 ‘TIGER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에도 각각 3067억원, 2439억원이 유입됐다.
배당주 펀드 대다수가 은행·증권 등 금융 업종에 쏠린 점이 부담스럽다면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가운데 업종과 실적 전망 등에 따라 선별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하다. 현대차증권은 전년 대비 연말 배당액이 증가하고, 예상 배당수익률과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이 모두 4% 이상인 기업으로 제일기획(예상 배당수익률 6.17%), 기업은행(5.76%), 현대차(5.45%), KT(4.70%) 등을 추천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35%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25% 수준으로 내려가면 투자자는 투자 규모에 비례해 수익률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정부안의 분리과세 기준을 충족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이상인 기업으로 일성아이에스 부국증권 한샘 대한제강 한국철강 등을 꼽았다. 이들 기업은 배당 확대 유인이 크고 세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9월 정기국회에서 대주주 양도세 조건을 유지하고, 배당소득세 최고세율을 25%로 내린다면 본격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하다”며 “이 경우 증시 상승의 주인공은 주주환원 규모 증가와 분리과세 혜택을 보는 고배당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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