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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사과해야"…'반미' 목소리 커지는 정치권 [이슈+]

입력 2025-09-15 14:01   수정 2025-09-15 14:29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체포·구금됐다 석방된 사건을 계기로, 범여권을 중심으로 미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주권당은 아예 반미 시위를 벌이고, 일각에서는 미국 상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지아주에서 구금됐던 우리 근로자들이 증언하는 바에 의하면 인권침해라든가 인종차별 사례들이 굉장히 심각했다고 생각하고, 국무부 부장관의 유감 표시로는 부족하다"며 "궁극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적인 유감 표시 혹은 사과가 반드시 우리 국민들에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일본이나 대만보다 더 한국의 영향력과 역량이 훨씬 더 다양하고 크고 가성비가 높기 때문에 미국의 제조 부활을 위해서라도 한국의 이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차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 10일에도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만한 미국 측의 확실한 약속이 있기 전까지는 공장 건설을 잠정 중단하길 정부에 요청한다"며 "미국 측이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았다면 우리 정부 역시 대미 투자를 지렛대로 삼고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한국인 구금 사태에 대해 "의도된 도발"이라며 "아무리 (현 정부가) 친중·친북 정권이라지만 동맹으로부터 이런 대접을 받는 건 모욕이고 수치"라고 지적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도 한미정상회담이 정권교체 후 책봉식 형태로 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라며 "선진국이 된 지금도 대등 관계가 아닌 종속 관계로 비치는 건 나만의 느낌일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2000년 종속관계에서 벗어난 대중(對中) 관계도 대등한 당사국으로 전환할 때가 아닌가"라며 "그래서 모든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우리도 북한처럼 자체 핵무장을 고려할 때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국민의힘은 이를 '트럼프의 경고'이자 '동맹 붕괴'로 평가하지만 이건 트럼프의 깡패짓"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에 관광비자로 들어와서 영어 가르치는 (미국)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나? 실태조사까지는 해야 한다. 그래야 미국이 긴장한다"며 "그 사람들 영어 가르치고 관광하고 가는 건 불법 아닌가? 간이 조사해도 2000명은 넘을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주권당은 아예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 대사관 북측에서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와 함께 '불법 구금 관세 협박 전쟁 미국 규탄' 및 '한·미·일 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하며 촛불 집회를 연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미국산 불매' 운동도 시작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미국산 테슬라 차량 계약을 취소했다는 인증 사진이나 코스트코,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미국 브랜드를 겨냥한 불매 관련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소비자는 자동차 커뮤니티에 지난 5월 예약한 테슬라 차량을 취소한 인증 사진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테슬라) '모델Y' 계약을 조지아 구금 사태를 보고 바로 취소했다"고 썼다. 또 다른 소비자도 "(테슬라) 사이버트럭 4년 기다린 저도 이번 사태로 (주문을) 취소했다"며 "이번에 국산 차를 이용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코스트코 불매로 나만의 반미운동을 시작한다", "맥도날드 안 먹겠다", "스타벅스 커피도 끊겠다", '아마존 대신 쿠팡만 이용하겠다"는 등의 글도 올라왔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구금 사태와 관련 "(정부가) 해당 기업과 함께 인권침해 여부 등에 대해 조금 더 면밀히 알아보는 중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 발생 초기부터 우리 정부는 미 측에 강한 유감을 표했고, 우리 국민의 권익이나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 된다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수용되고 개선된 부분도 분명히 있다"며 "그러나 국민 권익이나 불편 사항이 없었는지 조금 더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요구가 잘 수용됐는지 외교부에서 들여다보고 있고, 기업에서도 알아보고 있다. 우리 측이든 미 측이든 조치에 미진함이 없었는지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이를테면 전수조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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