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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록 삭제 후폭풍…野 "李, '은폐 시도' 강유정 해임하라"

입력 2025-09-16 16:21   수정 2025-09-16 17:14



국민의힘은 16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즉각 해임하고 메시지 라인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강 대변인은 전날 더불어민주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며 "대통령실이 여당의 사퇴 압박에 가세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실제로 여당에서는 조 대법원장 사퇴,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며 "이후 논란이 되자 불과 1시간여 만에 강 대변인은 다시 브리핑을 열어 오독·오보라며 언론 탓으로 돌렸다"고 했다.

그는 "국민 앞에서 삼권분립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스스로 내놓고 스스로 번복한 뒤 남 탓까지 하는 모습은, 대변인으로서 기본 자질조차 결여된 것"이라며 "더 심각한 것은 대통령실 대변인실이 강 대변인의 '원칙적 공감' 발언을 브리핑 속기록에서 삭제·수정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의 반발이 있자 이 부분을 다시 포함해 속기록을 공지했지만, 대변인실 속기록은 대통령기록물로 보존되는 자료"라며 "실제 발언을 삭제·수정했다는 것은 은폐 시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의 메시지는 곧 대통령의 뜻"이라며 "무엇보다 헌법과 법치에 직결된 사안일수록 그 무게는 막중하다. 그런데 말을 내고 번복하며, 책임까지 언론에 돌리는 태도는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온정주의로 감싸서는 안 된다"며 "책임자를 문책하고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 그것이 혼선을 수습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제가 (대변인을) 해 봐서 아는데 대변인이 대통령이나 비서실장, 홍보수석과 상의도 없이 그렇게 중대한 메시지를 내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면서 "여당의 대법원장 사퇴 촉구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던 대통령실이 하루 만에 '논의한 바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그렇다면 대통령실 대변인이 왜 그런 메시지를 냈는지, 아니면 '논의한 바 없다'는 정무수석의 해명이 거짓인지, 둘 중 하나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YTN 뉴스에 출연해 "대변인은 섣부른 답변을 해서는 안 되며 굉장히 절제된 메시지 관리를 할 필요가 있는데 강 대변인의 처음 답변은 개인의 생각이 좀 많이 담긴, 내지는 개인의 의욕이 많이 담긴 생각이었던 것 같다"면서 "용산 내부에서 어느 정도 합의된 답변을 하셨다면 브리핑을 재차, 3차 할 이유가 없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평론가는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강 대변인의 메시지가 섣불렀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절제된 메시지 관리로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민의힘에서는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말까지 나왔다'는 앵커의 질문에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대법원장은 헌법으로 임기가 보장됐는데 그걸 강제로 대통령이 끌어내린다면 대통령은 헌법을 존중하지 않고 헌법수호의 의지가 없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탄핵소추의 사유에 헌법수호의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들어가 있다"면서 "만약에 임기를 보장하지 않고 강제로 끌어내렸다면 탄핵소추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대변인이 만약에 개인적인 의견으로 1차 브리핑을 했다면 이건 굉장히 자격이 없는 것이며 대통령의 의중을 모르고 그런 입장을 냈다면 이건 무능한 것이다"라면서 "(대변인은) 대통령의 의중을 수시로 24시간 살펴서 뜻을 국민들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모르고 있다가 즉흥적으로 냈다가 사고를 친 거기 때문에 강 대변인의 자격에 문제가 있는 그런 위중한 사안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강 대변인의 목소리를 듣고 대통령이 무슨 일하고 있는지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재영 국민의힘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기자들한테 오독과 오보라며 '당신네들이 잘못 읽고 잘못 들었어'라고 얘기하는 건 기자들 위에도 군림하겠다는 것이다"라며 "언론을 무시하는 행태가 저런 데서 나오는 것이다. 본인이 얘기한 것을 분명히 보고 그 뉘앙스를 다 알아들었는데 바보들도 아니고 어떻게 바보 취급을 하나"라고 꼬집었다.



앞서 강 대변인은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이 제기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해 "저희가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조 대법원장은)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좀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라는 점에서는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권에서 대법원장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대통령실의 '원칙적 공감' 발언은 암묵적으로 이 대통령이 대법원장 사퇴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오해를 샀다.

이 발언을 인용한 언론 속보가 쏟아져 나오자 강 대변인은 50여분 뒤 공지를 통해 "추 위원장의 '대법원장 공개 사퇴' 요구와 관련해 밝힌 대통령실 입장은, 국회는 숙고와 논의를 통해서 헌법 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며, 대통령실은 그러한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조 대법원장은)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에 대한 개연성과 이유를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어 오전 10시 10분 재차 브리핑을 열고 언론이 "발언의 앞뒤 맥락을 자른 채 브리핑 취지를 오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저희(대통령실이)가 특별한 입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정리했다"며 "이 이야기는 선출된 권력과 임명된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원칙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어떤 숙의와 논의를 통해 헌법정신과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가장 우선시되는 게 '선출 권력'이라 할 수 있고 그래서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직 권한'은 선출된 권력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돌이켜봐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발화자 의사를 다시 전달한다"며 "그 부분(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이 없다는 게 답변이고 어떤 의사를 표명한다면 돌이켜봐야 한다는 측면에서 원칙적 공감이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단에 문제가 된 '공감' 표현을 삭제한 채 브리핑 속기록을 배포해 또 다시 논란이 됐다.

기자단의 반발에 다시 포함됐지만, 대통령실이 실제 발언의 의미를 축소 또는 수정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이종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 대변인을 허위공문서작성,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17일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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